▲ 서호준 BNF테크놀로지(주) 대표이사

“다국적 기업과 중국서 격돌”

국내 발전소의 대부분의 분산제어시스템(DCS)은 해외 다국적 기업들이 점유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그들의 틈새를 공략하겠다는 야심찬 ‘꿈’을 가진 한 중소기업이 있다.
지난 2001년 원자력발전소의 경보 및 감시 시스템을 국산화해 돌풍을 일으킨 발전소 제어 및 감시 솔루션 개발 벤처업체인 BNF테크놀로지(주)가 그 주인공.

BNF테크놀로지(주)는 한전기술과 공동으로 고리원전 2호기의 소내 주전산기 교체 공사를 시작으로 신고리 원전 1,2 호기와 신월성 원전 1,2호기의 발전소 감시경보시스템인 ‘PMAS’의 설계 및 소프트웨어 개발 용역을 역시 한전기술과 공동으로 수행한 바 있다.
원전 감시 및 경보용 시스템인 ‘PMAS’는 지난 2001년 BNF테크놀로지가 한전기술과 공동으로 국내 최초로 국산화에 성공한 시스템으로 그동안 외국의 다국적 대기업에 의존해 왔었다.

작지만 강한 기업, BNF테크놀로지의 경쟁력은 이른바 “현장에서 밥을 먹어본 사람들의 경험”에서 연유하고 있다.
BNF테크놀로지는 한국원자력연구소와 한전기술에서 우리나라 원자력발전소의 계측제어 설계 및 국산화를 수행해 온 연구진들이 주축이 돼 설립한 회사이다.
서호준 사장을 비롯한 이들 연구진들은 한국원자력연구소와 한전기술 재직시 영광원전 3, 4, 5, 6호기와 울진 3, 4, 5, 6호기를 비롯해 고리 1호기의 해외 다국적 대기업의 전산기를 국내 제품으로 교체하면서 쌓은 현장경험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BNF테크놀로지의 경쟁력은 정부가 야심차게 추진중인 원전계측제어시스템 국산화 작업에도 투입되고 있다.

원전용 디지털 계측제어 시스템의 개발 및 실용화를 목표로 정부가 추진중인 원전계측제어시스템 개발 1단계 사업에서 디지털 안전계통인 공학적 안전설비 기기제어계통(ESF-CCS) 설계와 원자로보호계통(RPS) 소프트웨어 검증 및 안전성분석 업무를 한국원자력연구소와 공동으로 수행하고 있다. 또 지난 2004년부터 7월부터 시작된 2단계 개발사업에도 참여하고 있다.

특히 지난 2003년에는 원자력 분야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국남동발전 분당복합화력의 공정제어용 전산설비 공급 계약을 체결하면서 원자력에서 화력발전분야로 시장을 넓혔다.
기존에 두 곳에 나뉘어 운영되던 분당복합화력의 중앙제어실을 하나로 통합하고 노후화된 설비 교체를 성공적으로 완수한 것.
이는 ABB, 베일리, 웨스팅하우스, 지멘스 등 세계적인 다국적기업이 주도하던 화력발전의 분산제어시스템 분야를 우리나라 중소기업이 진출한 역사적인 사건으로 국내 업계의 관심을 모은 바 있다.

BNF테크놀로지는 원자력 분야의 국산화 기술력으로 수력 및 화력발전소, 화학 등의 산업플랜트 및 환경처리플랜트 분야에 적용되는 소형 제어 및 감시 시스템을 패키지화해 이를 상용화하는 쾌거로 이어졌다.
올해 9월에는 GS파워의 부천열병합 발전소가 발주한 가스터빈 교체 프로젝트에서 지멘스가 추진중인 교체작업에 시스템과 인터페이스 분야에 참여함으로써 설립 6년 만에 수출에 성공함으로써 우리나라 중소기업의 저력을 보여 주었다.
또 최근 중국의 전력시장 진출을 목전에 두고 있어 해외 유수의 다국적 대기업과의 글로벌 경쟁에 본격적인 시동을 걸고 있다.

여기에다 내년 6월을 목표로 남동발전 등 발전5사가 공동으로 추진하고 있는 ‘발전소 트립원인 추적시스템’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이것이 완료될 경우, 그동안 절반의 수작업과 절반의 전산화로 진행됐던 고장원인 분석에 획기적인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쉽지 않았을 것이라는 질문에 서호준 사장은 회사설립 초기 “밤을 밥 먹듯 세웠던 기억이 숱하다”며 “고통의 연속이었다”고 짧게 설명했다.
각오도 이어졌다. 애초 세계시장에서 경쟁하기 위해 회사를 설립했다는 서 사장은 “국내 발전설비 제어시스템의 대부분이 세계적인 다국적 기업들의 잔치판”이라며 “그들의 틈새를 공략해 매운 맛을 보여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호준 사장은 “우리의 IT기술을 이용하면 세계 다국적 기업의 잔치판인 국내 DCS 시장을 우리가 주도할 것으로 본다”며 “순간적인 열정이 아닌 한 걸음 한 걸음 꿈을 향해 차분히 걷다 보면 언젠가 반드시 그들을 이기고 세계적인 기업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러나 서 사장은 기술중심의 ‘가캄는 경계를 해야 한다고 말한다. 기술 이전에 그 기술을 만들고 가꿔나갈 사람들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기술보다  사람이 먼저 라는 것이다. 사람도 꿈을 가진 이들이 중요하단다. 그 사람들이 만든 문화가 쌓여야만 기술을 보다 윤택하게 발전시켜 나갈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BNF의 CI는 ‘BreakThrough and Fusion’을 의미하고 있다. 융합을 통해 현실적 한계를 돌파함으로써 윈-윈 한다는 기업철학을 표현한 것이란다.
“기술, 인력, 관계 회사의 융합을 통해 얻어진 성과를 과정에 참여한 모든 이들이 공유하고 나아가 보다 바람직한 미래 사회구현에 이바지 하고자 하는 우리의 약속”이라고 설명하는 서 사장은 “이러한 가치가 쌓인 문화 다음에 기술이다”고 강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