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 확장형 유니트 개발 인장강도 문제 해결
올 8월 전력신기술로 지정…공사비 30% 절감

한전과 대원전기(주)가 공동으로 개발한 세계 최초의 ‘원형 지선 근가의 기계화 공법’이 내년부터 한전의 3개 사업소에서 6개월 동안 시범 사용한 후 확대 보급될 전망이다.
이 공법은 지난달 대원전기의 증평 교육원에서 개최된 시연회 결과 한전을 비롯해 전력기술인협회, 전기공사협회 관계자들로부터 “시공성 향상 및 부실시공 예방 효과가 크며 경제적 이득 효과가 예상된다”며 ‘우수’ 평가를 받은 바 있다.

원형 지선근가의 기계화 공법 개발은 2004년 충북지사 배전운영부장으로 근무하던 현 정상봉 괴산지점장의 제안으로 시작됐으며 그해 12월 대원전기(주)가 개발 담당기업으로 선정되면서 본격화됐다.

배전설비의 시설공사 중에 전주를 세우는 건주공사의 굴착은 오거크레인을 이용한 기계화 굴착으로 시공기준이 제정돼 있다. 그러나 건주공사시 병행되는 지선공사의 근가 매설을 위한 굴착은 시공기준이 인력굴착을 하도록 되어 있다.
하지만 지선공사의 근가매설 공사현장에서는 인력굴착 대신에 건주공사 굴착 과정에서 사용하는 오거크레인을 이용해 굴착하고 지선근가를 매설하고 있는 실정이다.
문제는 오거크레인을 이용해 굴착, 지선 근가를 매설할 경우에는 지선의 인장하중에 미치지 못하게 시공돼 경사전주가 발생하거나 매설된 근가가 뽑히는 등의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이러한 원인은 기존의 막대형 근가가 오거크레인을 이용한 기계화 공법에 부적합해 지선 롯드를 구부려 세로로 시공함으로써 이것이 부실시공의 원인으로 작용하는 것이다.
한전은 바로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04년 사내 제안공모로 채택된 기계화 공법 개발과제를 대원전기와 손을 잡고 개발에 착수했다.

그러나 간단해 보이는 이 기술개발 과정은 만만치 않았다. 권세원 대원전기 사장은 “막상 개발을 끝내고 나니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보이지만 원형근가를 개발하겠다는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아 상당기간 고심을 거듭했다”고 밝혔다.
권 사장은 막대형 근가와 비교해 원형 근가의 성능이 제대로 나와야 하는데 이런 부분이 힘들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한전과 대원전기는 기존의 0.7m 막대형 근가의 대안으로 43㎝의 원형근가를 개발했고 1.2m의 대안으로 62㎝의 원형근가를 각각 개발했다.
그러나 62㎝의 원형근가를 개발하는 과정 역시 쉽지만은 않았다.
현행 오거크레인의 직경이 50㎝여서 43㎝의 원형근가를 더 깊게 매설하는 방법으로 인장하중을 맞추도록 노력했지만 실패를 거듭했다.

이에 따라 시공품질을 근본적으로 개선하는 획기적인 대안이 필요했다. 기존 50㎝의 오거크레인 굴착직경을 62㎝까지 확장할 수 있는 확장형 굴착 유니트 개발이 추가됐다.
이러한 개발과정을 거쳐 지난해 12월 말 개발이 끝난 지선근가의 기계화 공법은 올해 8월 전력신기술에 지정되면서 기술의 우수성을 입증했다.

권세원 대원전기 사장은 “인장강도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62㎝의 확장형 유니트를 개발, 이 문제를 해결했다”며 “오히려 기존 50㎝의 굴착반경보다 건주공사 과정에서 굴착 면적의 효율성을 더욱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전은 기존 공사대비 30% 정도의 공사비 절감은 물론 향후 배전공사 시공기술 발전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도심지나 도로변 지선 설치 과정에서 민원 발생도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