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수력원자력(주) 본사 이전부지 선정문제가 경북 경주 지역간 대결ㆍ분열 양상으로 치닫고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경주도심위기대책범시민연대’가 균형발전을 내세우며 도심권 이전을 주장하자 경주 주변지역인 양북 이전을 요구해 온 중저준위방사성폐기물처분시설(방폐장) 주변지역 주민들이 지역간 갈등과 분열을 초래하는 범시민연대 해체와 방폐장 유치의 백지화를 거론하고 나서는 등 지역간 갈등이 노골화되고 있다.

범시민연대는 13일 오전 경주역 광장에서 250여명이 모인 가운데 ‘한수원 본사 도심권 유캄를 위한 집회를 가졌으며 방폐장 주변지역인 양북ㆍ양남ㆍ감포 주민들로 구성된 ‘방폐장유치확정에 따른 지역대책위’도 이날 오후 경주시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집행부의 단식농성 돌입을 선언하는 등 상반된 입장을 표출하고 있다.

범시민연대는 “한수원의 도심이전 결정만이 경주경제를 살리고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며 “한수원은 부지선정을 미루지 말고 시민들의 뜻을 반영, 경주의 중장기 발전에 부합할 수 있는 곳으로 결정하라”고 촉구했다. 지역대책위는 “공권력과 관권이 동원되고 홍보예산 편성집행 등 온갖 불법과 탈법으로 행해진 방폐장 주민투표는 원천무효”라며 “안전성이 보장되지 않는 방폐장 건설을 결사반대한다”고 밝혔다.

지역대책위는 또 ▲월성원전 1호기 수명연장 추진 중단 ▲사용후 핵연료 임시저장고 추가건설 계획 취소 ▲지역과 주민간 갈등과 분열을 초래하는 범시민연대의 해체 등을 요구했다.
이처럼 한수원 본사의 구체적인 이전지역을 두고 양북을 주장해 오던 지역대책위가 방폐장 유치 백지화를 내세우며 더욱 강경한 자세를 취하고 있는 데다 범시민연대가 ‘도심권 이전’ 목소리를 내기 시작하면서 지역간 갈등은 쉽사리 누그러질 조짐을 보이질 않고 있어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한편 한수원 관계자는 “현재 자체적으로 조사한 5곳과 주민들이 추천한 2곳, 경주시가 추천한 1곳 등 모두 8개의 본사 이전 후보지를 두고 경주시와 협의, 이달 안으로 결정지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