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올해 안으로 제2차 에너지기본계획의 확정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열린 ‘에너지전략 포럼’에 세간의 관심이 집중됐다.
에너지경제연구원(원장 손양훈)과 머니투데이는 11일 더케이서울호텔 크리스탈볼룸(3층)에서 에너지업계 관계자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2013 에너지전략포럼’을 개최하고 제2차 에너지기본계획과 에너지가격체계 개선방향을 논의했다.

'2013 에너지 전략포럼'에서 패널 토의를 진행중이다

손양훈 에너지경제연구원 원장은 개회사를 통해 “최근 ‘제2차 에너지기본계획’에 대한 초안을 마련하고 사회적 논란 속에 결정을 진행하고 있다. 민관워킹그룹 권고안이 발표됐지만 전력에너지 문제에 대한 관심이 사회적으로 아주 고조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손양훈 에너지경제연구원 원장

“미래에 우리의 에너지믹스를 어떻게 할 것이냐 하는 논란에 있어 과거처럼 우리가 공급측 대안으로만 우리의 미래를 구성하기에는 큰 애로사항을 맞이하고 있다는 게 많은 분들의 판단인 것 같다”고 전제하면서 “특히 올해 여름 우리나라는 유래 없이 심각한 전력위기를 맞아 국민 모두의 에너지절약운동으로 전력위기를 넘긴 바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원자력발전소의 가동정지, 밀양 송전선로 설치 반대 등 다양한 문제들이 발생하고 있고, 그 해결은 쉽지 않아 보이며, 값싼 전기요금과 이로 인한 전기수요의 증가, 전력생산지와 수요지의 거리격차 등이 이러한 문제들은 야기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손 원장은 “정부는 문제의 해결을 위해 현재 전력요금의 개편 등 에너지가격체계의 보완을 서두르고 있고, 또한 집단에너지사업 확대를 통한 분산전원 확대, 에너지믹스 적정화 등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2035년까지 포괄적이고 종합적인 에너지계획을 세우는 ‘제2차 에너지기본계획’은 이러한 부분들을 모두 반영해 에너지부문의 각 주체들이 적절한 투자와 현명한 소비를 할 수 있도록 장기적이고 합리적인 에너지정책을 만들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손 원장은 “현 정부의 창조경제도 에너지 부분의 안정적인 공급이 전제 되어야만 이뤄질 수 있다”며 “우리나라가 향후 선진국 대열에 한발 더 다가갈 수 있도록 여러분들이 국가 에너지정책 수립과 방안을 마련하는데 도움을 주시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포럼은 강주명 서울대 교수가 좌장을 맡아 ‘한국의 에너지정책 방향과 과제’를 주제로 총 3개의 발표가

강주명 서울대 교수

이뤄진 후 패널토의가 이어졌다.
 

주제발표 내용을 요약했다.
◇장기에너지 수요전망(~2035)(최도영 에너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총에너지는 전망기간인 2011~2035년까지 연평균 1.3% 증가로 예상된다. 최종에너지는 경제성장세 둔화와 인구정체 등으로 연평균 0.9%증가할 것 전망이다. 2011년 0.255(TOE/백만원)이던 에너지원 단위는 매년 14%씩 개선돼 2035년에 0.18%로 떨어지는 반면, 인당소비는 5.5%TOE에서 7.3%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에너지원별로 살펴보면, 수요증가는 2차 에너지인 전력과 도시가스가 주도할 전망이다. 1차 에너지원에서는 신재생에너지, 원자력 및 천연가스 수요가 상대적으로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인다.
전력은 전기다소비업종인 조립금속(전기·전자·반도체·자동차 등) 및 서비스업이 성장세를 지속함에 따라 연평균 2.5%의 빠른 증가세가 예상된다. 석유는 수송용을 제외한 원료 및 연료용 수요의 지속감소로 20년 이후 감소세로 전환한다. 석유는 수송용을 제외한 원료 및 연료용 수요가 지속적으로 감소해 2020년 이후 감소세로 전환될 것이다. 석탄은 발전용 및 연료용 수요증가의 영향으로 연평균 1.2%증가가 예상된다. 발전용 및 도시

최도영 에너지경제연구원 연구위원

가스  LNG  수요는 2.0% 증가하고 원자력은 신규설비(2013~2024년, 11기 추가 15,200MW) 가동의 영향으로 2035년까지 연평균 3.3% 증가가 전망된다. 신재생에너지는 가장 빠른 증가세를 보일 것이다. 특히 RPS제도의 영향으로 2020년까지의 증가세가 빠를 것으로 점쳐진다.  
부문별로는 상업부문이 에너지수요 증가세를 주도할 것이며 타 부문의 수요증가율은 연평균 1%미만으로 둔화 될 전망이다. 산업부문은 에너지다소비업종 성장 둔화로 인해 0.7% 증가에 그칠 것이다. 서비스업의 빠른 성장세가 예상되는 상업부문의 수요는 2035년까지 연평균 2.4% 증가한다. 수송과 가정부문은 경제성장 속도 둔화와 인구 감소 등의 영향을 받아 에너지 수요가 완만하게 증가할 전망이다.
 

◇ ‘제2차 에너지기본계획(민관합동워킹그룹 권고안)’ (박주헌 동덕여대 교수)= 에너지 이슈를 둘러싼 사회 갈등이 심화되는 있는 가운데 진정성 있는 의견수렴을 위해 민관합동 워킹그룹(WG)이 발족됐다. 시민단체, 학계, 산업계 등 이해관계자 60여명으로 구성된  WG은  5개 실무분과로 나눠 2013년 5월부터 10월까지 50회 이상 논의를 가졌다. 
WG은 5대 중점과제로 △수요관리 중심의 정책전환, △분산형 발전시스템 구축, △환경, 안전 등 지속가

박주헌 동덕여대 교수

능성 제고, △에너지 안보 강화, △국민과 함께하는 정책 추진을 설정하고 논의의 초점을 맞췄다.
수요관리 중심의 정책전환을 위해 통합적 에너지 가격정책을 수립하고 상대가격을 조정해 전력수요를 15%이상 감축키로 목표를 정했다.
▲에너지세제 개편 ▲원전의 안전성 강화, 사회적 비용 등을 전기요금에 충실히 반영▲전기요금의 현실화를 위해 요금체계 개선 ▲ICT와 에너지효율화 기슬을 활용한 수요관리 정책수단 활용 강화 ▲국민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가격체계 개선에 따른 부담 최소화를 위한 정책적 노력 병행을 주문했다.
분산형 발전시스템 구축을 위해 발전소 계획에 따라 부수적으로 송변전 설비를 건설하던 방식에서 송전망 제약하의 발전설비 입지확보 방식으로 전환하고 2035년 발전량 15%이상을 분산형 전원을 통해 공급할 수 있도록 목표를 설정했다. 더불어 전력계통의 안정성과 사회적 수용성을 제고하는 방향으로 송전선로 계획을 수립, 건설의 프로세스를 전환키로 했다.
개선방안으로 ▲발전-송전 설비계획의 패키지화 ▲자가발전 설치 유도 ▲전기다소비 업체와 산업단지의 자가발전 설비 유도 ▲집단에너지 확대 ▲분산형 신재생에너지 보급 ▲계통신뢰도 향상을 위한 전문기관 시설과 송전망 입지 수용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 강화를 도출했다.
이와 함께 에너지정책 지속가능성 제고를 위해선 ▲석탄발전소에 최상가용 감축기술 적용 의무화 ▲기업의 기후변화 대응역량 제고 ▲취약부문 지원의 법제화, 기업간 협력 이행체제, 전문인력, 전문기업 육성 ▲원전 안전성 강화 ▲후쿠시마 후속 안전대책 지속 이행, 장기가동설비 선제적 교체, 계획예방정비 확대, 고장정지 유발 설비 관리 강화 ▲원전관련 대국민 소통 및 지역상생 강화 ▲정보공개, 주민 참여형 안전점검 확대, 지역지원 개선 ▲원전산업 혁신 ▲견제감시+개방경쟁 시스템 도입 ▲사용후 핵연료 공론화 조속히 추진을 권고했다.
자원개발율 40%와 신재생 보급 11%를 목표로 설정한 에너지 안보 강화를 위해 ▲에너지 안보역량 강화 ▲경제적 권리를 확보한 자원의 국내도입 유도/ 국제공동 비축 등 비축역량 강화 ▲에너지 공기업의 내실화 ▲운영권 사업과 탐사, 개발 중심의 중장기 자원개발 역량 강화 ▲민간의 해외자원 개발 투자 활성화 ▲신재생에너지 신규시장 창출 ▲전략적 다자 에너지협력을 통해 안정적 에너지원 확보를 개선방안으로 제시했다.
국민과 함께하는 에너지 정책을 위해 ▲에너지빈곤층 등에 대한 지원등 에너지 복지 확대 ▲지역에너지 거버넌스 구축 ▲에너지정책 갈등의 예방과 최소화를 위해 적극적으로 대응할 것을 주문했다.
특히 관심이 집중된 2013년도 원전 비중의 경우 경제성뿐만 아니라 안전성, 수용성을 동일하게 고려해 결정했다.
1차계획은 높은 경제성과 온실가스 감축효과를 고려해 원전을 최대한 확대했지만 후쿠시마 사고 이후 원전의 수용성 하락, 송전망제약 등의 이유로 계획목표치 수정이 불가피했다.
원전 비중 결정시 고려된 주요 정책변수는 에너지 자립도, 경제성, 온실가스 감축, 국민수용성, 계통여건이었다.
정책변수 검토 결과를 거쳐 최종적으로 22%~29%로 변경했다. 또한 신재생에너지 보급은 1차 계획과 동일한 11%로 정했다.
이번 WG은 진정성 있는 논의 프로세스 구조를 확립하고 경제성뿐만 아니라 수용성, 안전성을 균형 있게 반영한 원전비중을 결정했다고 생각한다. 또한 수요관리의 중요성을 반영하고 계통의 안전성, 사회적 수용성을 감안한 전력공급체계를 제시했다고 평가한다. 

김태헌 에너지경제연구원 연구위원

▲'에너지가격체계 개선방안과 정책과제‘(김태헌 에너지경제연구원 연구위원)=현행 에너지가격 체계는 에너지원간 상대가격의 왜곡으로 심각한 전력수급 문제가 야기했다. 저장이 어렵고 생산효율이 낮은 전력의 소비 증가는 국가 에너지 소비효율을 저하시켰다. 전력시설 확충을 우선시하는 공급중심의 정책으로 인해 한계상황에 직면했다. 생산원가 이하로 전력을 공급하는데다 발생하는 외부성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세제개편과 전기요금 인상을 통한 에너지원간 상대가격 조정이 필요하다. 먼저, 전기와 비 전기간 소비왜곡을 초래해온 현행 세제를 개선해야 한다. 요금은 원가미달분 등 시급한 인상요인을 우선 요금에 반영하고 요금조정이 불가피한 요인을 분석해 인상방향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에너지원간 과세 조정은 발전용 유연탄에 대해서는 신규과세를 부과하고 비전력분야인 LNG, 등유, 프로판에 대해서는 과세 인하를 추진한다. 과세 수준은 30원/kg으로 하되, 시행초기의 세부담을 감안해 21원/kg으로 과세한다. 인하수준은 상대가격 조정효과 등을 고려해 하한 탄력세율(30%)를 적용한다.
에너지세율 조정으로 증가된 세수(약 8,300억원)는 에너지 복지확충, 에너지효율 투자확대 재원으로 활용한다. 또 에너지바우처를 도입해 에너지 취약계층의 동절기 난방비 등 지원을 확대한다.
연료비 등 이미 발생한 조정요인들을 요금에 반영해 현실화해야 한다. 연료비 등 금년 중에 조정이 필요한 요인은 조속히 반영하고 전기사업자의 강도 높은 경영합리화 노력은 계속돼야 한다.
남은 정책과제는 세제개편 영향과, 사회적비용 등 추가적인 조정요인들을 단계적으로 요금에 반영하는 것이다. 주택용 누진요금을 개선하고 부하패턴을 고려해 계시별로 요금별 조정이 이뤄지는 전기요금 체제 개편이 뒷따라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