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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비리 어디서 오고 원전안전 무엇이 담보돼야 하는가?
이인희 한수원 노조위원장
2013년 10월 15일 (화) 14:30:29 전력경제 epetimes@epetimes.com

   
이인희 한수원 노조위원장
2년여 전 우리는 선진국이라고 하는 일본 후꾸시마에서 발생한 원전사고를 보며 모든 언론과 세인의 입을 통해 반성과 교훈을 얻어야 하며 이러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반면교사 삼아야 한다고 요란했었다. 그리고 2년이 흐른 지금, 한사람의 원자력 종사자로서 그리고 지난 이명박 정권 내내 3분의 1이라는 엄청난 현장인력을 선진화란 명목으로 감축된 상태 하에서 그래도 한수원에 다니고 있다는 이유로 함께 잘 못을 깊이 자성하며 일선의 현장에서 구슬땀을 흘리며 혹시 국민에게 누가될까 노심초사하며 휴일과 밤낮없이 설비와 싸우고 있는 현장노동자들의 애환을 대변하여야 할 노조위원장으로서 최근의 일들에 대한 무수한 보도와 대책을 바라보며 과연 근본원인을 제대로 파악하고 있는지 그리고 그 근원원인의 진단과 함께 적절한 대책수립을 위한 진정성있는 움직임은 있는지에 대해 안타까운 마음에 정말로 청렴한 일터와 안전한 일터를 염원하는 입은 있으되 말을 못하고 있는 조합원들을 대신해 용기를 내어 글을 써 봅니다.

두 가지 부류로 구성된 사회와 현장

어느 사회나 어느 기업이나 다양한 구성원으로 구성되어 있지만, 비리와 관련하여 두 가지로 분류한다면 아마도 다음 두 가지가 아닐까 합니다.
하나는 출세와 보신을 위해 권력에 줄대고 돈대며 아부하는 부류이고, 다른 하나는 양심에 기초하여 출세보다는 자신의 생업에 성실히 살고 있는 부류일 것입니다. 
이 두 부류 중 어느 부류가 주류로서 사회와 기업을 주도하고 있는가가 그 사회와 직장의 전체의 성격과 이미지를 말해줍니다.
작금에 나타난 한수원비리의 내용을 살펴보면 권력과 정부에 자유로울 수 없는 수직적 구조하에서 최고경영진이 자신의 출세와 안위를 위해 권력실세와 정부에 상납을 하기 위해 해당 CEO 에 라인-업된 사람들이 줄줄이 구속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따라서 작금의 일은 한수원이 상기에서 언급한 묵묵히 생업에 충실한 자가 주류로 주도되지 않고, 구속된 전 사장이하 줄줄이 출세를 지향하는 부류에 의해 주도된 결과라 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상명하복의 직장문화인 한수원의 수직적 인사풍토와 결합되어 나타난 결과라고 우리는 보고 있습니다.  
   
 
  

청렴한 직장을 위한 몇가지 전제

사람들은 “위기가 기회이다”라는 말을 위기에 처할 때마다 관성적으로 이야기 합니다. 그러나, 마치 속담하나 이야기하듯 마치 남 일처럼 이야기하는 자세로서는 결코 위기를 기회로 만들지 못하고 단지 위기를 모면하려는 언어적 수사에 불과할 것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진정 위기를 기회로 만들고자 한다면 “어쩔 수 없다”라는 자기방어 논리를 벗어나 다시는 이런 일이 재발되지 않고 이 위기를 통해 그동안의 구조적 제도적 인적인 혁파를 하려는 각별한 자세와 진정 그 근본원인에 대한 상층부부터 자신을 포함한 통렬한 성찰과 동반한 변혁적 대안을 찾아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작금의 원전비리를 두고 전시적인 요란한 대책으로 오히려 원전안전을 해치는 현장노동자의 피로도만 증대시키는 대책아닌 대책들만 있었지 근본적이고 구조적 대책이 마련되고 있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 이유는 진정한 근본 원인을 살펴보려하지 않고 많은 상층부의 권력자들과 정부관료는 그저 자신의 출세와 안위를 위해 졸속적이며 눈앞의 실적에만 급급한 임기응변식과 보여주기식의 대책만 찾기 때문이라는 생각입니다. 이 또한 구조적으로 권력에 종속되어 있는 공기업경영진들의 숙명이기도 한 것입니다. 

1. 정권과 정부로부터 종속적이고 구조적인 연결고리의 단절

이미 알고 있다시피 공기업의 경영진 인사는 형식적인 공모제 일 뿐, 정권과 정부로부터 결코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이미 이번 비리가 그로인한 인사청탁관행에서 벌어진 권력실세형 비리로 들어나고 있는 만큼, 이러한 종속적 구조에서 탈피하지 않는 한, 과연 작금의 비리가 재발되지 않는다는 확신을 갖을 수 있는가에 대해 진정한 의문을 갖아야 합니다.
 
그리고 경영과 운영 면에 있어서의 또 하나의 모순은 대부분의 정책에 대한 자율적 경영권을 제한해 놓고, 즉 예산과 인력은 기획재정부가 산업운영은 산업통상자원부가 거의 전적으로 행사함에도  공(功은) 정부의 몫으로 과(過)에 대한 책임은 해당부처 산하의 기업에 그 책임을 떠넘기는 것이  관행이 된 지 오래입니다. 이는 권한은 없고 책임만 존재하는 모순된 구조속에서 전혀 현실과 맞지 않는 “책임경영”을 구호로서만 외치는 것과 같습니다. 결국 이 현상은 공기업경영진은 임기가 존재는 하되 있으나 마나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소신경영을 기대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정권과 정부관료의 눈치보기에 급급할 따름입니다.

이는 각 종의 정부의 실책(예를 들어 4대강 사업, 해외자원개발 사업 등)의 부담을 종속적 구조에 놓여져 있는 주무부처 산하의 만만한 공기업에 전가시켜 놓고 정작 실책의 책임을 따지지는커녕 이로 인해 늘어난 공기업부채에 대해서는 방만한 경영이라며 외치는 것과 같습니다.

2. 상명하복의 직장문화인 한수원의 수직적 인사풍토 혁파

“아부하는 자와 아부받는 자”사이에 비리는 상존합니다. 그것은 단지 금전적인 비리만이 아니라 인격적인 면에 있어서도 원전안전을 위해 소신있게 일을 해야하는 측면에서도 비리가 상존하게 됩니다. 기술자의 입장에서 기술적 양심이 지켜 질 수 있는 기업풍토만이 비리를 사전 예방하는 길이 되는 것이며, 동시에 원전안전을 담보하게 되는 것입니다.

거창하게 말할 것 없이 가장 원자력발전소의 안전을 걱정하고 흔히 말하는 전문가는 누구일까를 생각해 봅시다. 단언컨대 다름아닌 원자력현장 최일선의 설비와 일상적으로 마주하는 현장노동자들일 것입니다. 이는 그들이 특별한 품성을 가져서가 아니라, 그들이야말로 방사선 최일선에서 무엇보다 설비와 계통의 안전이 자신의 안전과 직결되는 존재라는 점과 설비와 계통의 잘못된 관리는 자신의 안전과도 직결되는 것이고, 잘 못된 관리에 의한 고장에 대한 수리 또한 결국 자신이 짊어지고 가야할 자신의 몫이라는 점 때문입니다. 
그러면, 일상의 현장 전문가들의 의견이 잘 전달되고 정책에 잘 반영되고 있을까요? 결론부터 말하면 전혀 아니올씨다입니다. 아니 오히려 최고경영진과 정부관료로부터 외면받기 일쑤입니다. 지난 2001년 한전으로부터의 분할이후 한수원운영에 대한 수많은 현장의 우려의 목소리에 외면하여 왔으며 그 결과물이 한수원의 오늘이 아닐까 합니다.

이렇듯 층층시야로 놓여져 있는 상명하복의 직장문화인 한수원의 수직적 인사풍토 혁파없이 잘 못된 상사의 결정과 비리의 지시에 자유로울 수 있는 수평적이고 협력적인 현장일터의 조성없이 과연 근본적인 비리와의 인연을 결별하고 원전안전을 담보할 수 있을까를 우리 모두 진지하게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근본원인에 따른 근본대책이 강구되어야...

만약 어떠한 의사가 환자의 체질자체가 그 환자의 병약화를 불러오고 있는 것이 근본 문제인데, 약을 팔기 위한 다른 목적을 두고 과대진단으로 포장하고 과다 투약을 결정하면 그 환자는 어떻게 될까? 체질개선을 위한 처방을 하지 않고 병명과 관계없는 과다투약으로 병세가 호전되지 않을뿐더러 더욱 더 환자의 병은 악화될 것이다. 결국 제대로 된 치료의 시기를 놓치고 나면 더 이상 회복할 희망조차도 없어지는 결과를 초래하게 될 것이다. 
미래는 과거에 대한 진정성 있는 성찰 하에 희망할 미래가 있는 것이며, 과거 걸어 온 길의 옳고 그름을 먼저 살펴보고  지난 날 어떤 우려의 목소리가 존재했는지를 되돌아 볼 때, 오히려 어렵지 않은 쉬운 답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현란하고 그럴 듯 포장된 거창한 구호 뒤편에 우리의 답이있는 것이 아니라 “청렴은 청렴을 외치는 자가 청렴하면 청렴한 세상이 된다.”라는 아주 기본적 원리 속에 우리가 구하는 답이 있으리라는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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