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중겸 한국전력공사 사장은 업무 보고를 통해 “연일 계속된 폭염으로 인한 어려운 전력수급 여건 속에서도, 적극적인 수요관리와 설비관리로 안정적인 전력공급을 달성했으며 대규모의 태풍이 찾아왔을 때에도 여러 위원님들의 깊은 관심과 배려 덕분에 피해설비를 신속하게 복구했다”고 밝혔다. 

김 사장은 “계속된 발전연료 가격 상승과 환율 변동으로 구입전력 비용과 금융이자 부담이 증가하고 있어, 회사 재정과 경영에 많은 어려움이 있다”고 말하고 “이에 한전을 비롯한 모든 전력그룹사는 뼈를 깎는 자구노력과 경영효율화를 실천해 회사의 재무건전성을 높여나가겠다”고 밝혔다.

 

▲ "전력사 간 재통합 필요" '전력' 모르는 감독기관

분할된 전력그룹사를 한전 중심으로 다시 통폐합해야 한다는 주장이 쏟아졌다. 통폐합 논란은 2011년 구조개편 추진이후 매년 국감 때마다 어김없이 제기되는 단골 ‘레퍼토리’다. 전력그룹사를 관리할 감독기관의 전문성 결여도 도마 위에 올랐다.  

박완주 의원은 “전력산업이 부분적인 민영화로 인해 발전자회사와 민간발전만 수익을 챙기고 그 부담은 한전과 국민에게 돌아가고 있다”며 “전력산업 민영화 정책의 실패를 인정하고 발전 자회사를 2~3개로 통폐합하고, 전력거래소 업무도 한전으로 재통합하는 것을 검토하는 것이 옳은 방향”이라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2001년도의 구조 개편은 유기적인 조율과 협력이 필요한 전력산업의 핵심을 무시했다”고 지적하고 “발전자회사를 2~3개로 재통합해 비용절감을 위해 노력하고, 이를 통해 전기요금 인상을 억제하는 것은 물론 국제경쟁력도 제고될 수 있다”고 밝혔다.  

노영민 의원은 “전력산업 구조개편이 전력가격과 수급의 안정성을 강화하고 전력산업의 효율성을 개선하기 위해 추진해 왔다고 말하지만, 이런 당초의 취지와는 반대로 오히려 전력산업의 경쟁력을 약화시키고 있다”고 질타했다. 노 의원은 “한전과 발전자회사 분리로 인해 연료구입 비용이 증가하고 해외사업 진출 시 과당경쟁이 벌어지는 폐해를 낳고 있다”고 우려를 나타내고 근본대책을 주문했다.

홍의락 의원은 “현재 우리나라의 전력계통 운영기관인 전력거래소, 한전, 발전사 등 유관기관의 전력계통 운영 책임이 불명확하고 계통의 감시?평가?집행 등을 전담할 기관이 부재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식경제부 및 전력산업 관계자들이 가지고 있는 전력계통의 급전기술 지식은 매우 낮은 수준이며, 특히 전력거래소의 관리를 맡고 있는 지경부와 전기위원회는 전문지식이 없어 전력거래소의 의견을 검토할 능력을 갖추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홍의원은 전력계통 신뢰도 감독을 위한 전문기구 설립과 전력계통운전원에 대한 자격인증제도 도입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 국민을 위한 전기요금체제 개편 시급

조경태 의원은 “절전 보조금 지원이 산업용에만 편중돼 있고 90% 이상 대기업으로 혜택이 가게 설정돼 있다”며 개선을 촉구했다. “정부가 산업용 전력요금을 kWh당 80원 받으면서 절전보조금 명목으로 기업체에 kW당 400~900원을 지원하고 있고 심지어 kW당 최고 2,400원(비상시 수요조정)까지 지급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며 “대기업이 여름철 휴가기간에 집중적으로 절전하는 데 이를 근거로 절전보조금을 지원하는 것은 현상에 맞지 않고 정상요금보다 전력요금을 최고 24배 이상 무상지원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한전 사장을 추궁했다.

조 의원은 “우리나라 국민들이 전기를 많이 쓰고 있느냐”고 반문하며 “마치 우리 국민이 전기를 많이 쓰는 주범인 양 홍보되고 있다”고 따졌다. 이어 “실질적으로는 산업계가 전기를 많이 쓴다. 실제 우리 국민의 전기 사용량은 거의 사회주의 국가 수준”이라고 비꼬았다. 조 의원은 “정부가 ‘우리국민은 외국에 비해 값싼 전기를 사용하고 있다’고 홍보한다”고 비판하며 “보통의 가정에서 380kWh를 사용 했을 때 약 6만5,000원을 낸다. 그런데 미국의 기준을 적용하면 4만 원대 요금을 낸다. 무려 2만 원 이상을 비싸게 사용하는 것이다. 여기에 누진제의 함정이 있다”고 지적했다.  

김한표 의원은 4kW 미만 소규모 전력수요를 위한 일반용 저압 전기요금제 도입이 절실하다고 역설했다. 김 의원은 “소비전력에 맞는 전력계약과 사용한 전력량에 따른 요금 부과가 필요하나, 비주거용 전기제품의 소비전력에 맞는 요금제가 없는 실정”이라고 현행 전기요금제도의 문제점을 짚고 비주거용의 고효율, 저용량 전기제품을 사용하는 고객에 대한 인센티브로 현행 일반용 4kW 계약전력보다 더 낮은 1kW, 2kW, 3kW급의 낮은 계약전력 제도 도입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김 의원은 “4kW급 미만의 계약전력 제도가 도입되면 자판기와 이동통신 중계기 등의 전력수요는 물론, 서민 자영업자, 1인 창조기업 등 사용 전력이 적은 소규모 사업장 등에도 혜택이 돌아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채익 의원은 “예비 전력량이 450만kW 밑으로 떨어지면 사전에 약정한 기업들에게 절전을 유도한 후 절전 실적에 따라 보조금을 지원해 주고 있다”고 설명하고 “이렇게 대기업에게 지원된 국민 세금이 8월까지 3,200여 억원에 달한다”며 “‘대기업 퍼주기식’ 전력산업기반기금 체계를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이원은 “현재 운영하고 있는 각종 수요관리 제도를 합리적으로 개선해 안정적인 전력공급에 기여함과 아울러 전력산업기반기금 예산을 절약할 수 있는 대책을 수립할 것”을 촉구했다.

 

▲ 입찰참가만 해도 보조금 3조원 이상.

박완주 의원은 “전력거래소에 발전소가 입찰만 하면 용량정산금으로 지원해주는 돈이 매년 3조원을 넘고, 심지어 운전하지 않은 상태에서 지원해 준 돈이 2010년 이후 현재까지 9,043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상식적인 수준에서 발전을 하지도 않았는데, ‘대기해줘서 고맙다, 발전소 짓는데 돈 많이 들었으니 보상해주겠다’고 1년에 수천억 원씩 주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생각하는 국민들이 있겠느냐”며 반문하며 “매년 한전의 적자가 수조 원씩 쌓이는 이 상황에서, 미 운전 발전기에 대해 불필요하게 선 지급하는 방식에 대한 개선책을 강구하라”고 추궁했다.

특히 용량정산금 제도에 대해 총체적인 점검과 실태조사에 나설 것을 제안한 박 의원은 “쓸데없이 새고 있는 국민의 혈세를 막고, 효율적인 전기요금 체제를 마련하라”며 전력거래소를 다그쳤다.

 

▲ ‘밀양 송전탑 갈등’ 해결 촉구

밀양 송전설비 건설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갈등에 대한 책임 추궁이 이어져 국감장이 뜨거웠다.

김제남 의원은 밀양 765kV 송전선로 대신 345kV 2회선으로도 신고리6호기까지 전력 송전이 가능하다는 주장을 펼쳤다. 김 의원은 “고리에서 송출되는 345kV 최대 및 평균 송출전력을 분석한 결과, 고리변전소는 정격용량의 33%~72% 범위에서 전력을 송출하고 있다“고 밝히고 “고리2호기에서 신고리 6호기까지 풀가동해 생산한 10,457MW 전력을 기존 345kV 3회선에 신고리-북경남 345kV 2회선만 추가하더라도 회선 당 최대치인 72% 수준에서 10,722MW까지 송전할 수 있어 충분히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345kV만으로도 전력수급에 큰 문제가 없다면 345kV와 지중화로 사업을 변경하는 안이 새로운 돌파구가 될 것을 기대한다”며 기존 계획을 변경하는 안을 제안했다.  

이어 김 의원은 “신고리-북경남 765kV 송전선이 영남지역의 전력수급을 원활히 하기위한 것이라면 북경남변전소는 창녕이 아닌 전력수급이 절실히 필요한 서대구 부근에 설치하는 것이 상식적이고 합리적이지 않느냐”며 “서대구 공단지역과 23km이상 떨어져 있는 창녕에 세운 것부터 잘못된 것”이라며 부지선정에 의혹을 제기했다.

김 의원은 “최근 밀양 주민들이 인권문제로 고통 받고 지역공동체가 파괴되고 있다”고 지적하며 “이제는 해법을 찾아야 하고 주민들에게 평화와 일상을 돌려줘야 할 책무가 있다. 이 일을 추진하고 있는 한전은 누구보다 앞서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채익 의원은 “주민 의견수렴 절차가 왜 이렇게 생략이 됐느냐”고 따지고 “계속적으로 갈등을 양산 하는 것에 대해서는 앞으로도 보완책을 세우라”고 추궁했다.

조경태 의원은 김중겸 한전 사장에게 “밀양에 다녀온 적 있느냐”고 물으며 질의를 이었다. 조 의원은 밀양 건에 대해 “겉으로는 대화를 나누지만 실질적으로는 평행선을 긋고 있다”며  주민들과 타협점을 찾기를 촉구했다.

송전탑사태 시민 책임자로 참고인 출석한 김준한 신부(밀양송전탑사태 대책위원장)는 “현장에서 심한 인권침해가 이뤄졌다. 포박하고 감금하고 임의동행인데도 수갑을 채워 연행하는 공권력의 문제까지 포함해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조 의원은 김 사장에게 “상급기관의 명을 무시하고 주민들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시공사가 있다면 당장 계약을 해지하라”고 목소리를 높이며 “종합국감에서 결과를 보고하라”고 요구했다.

주부 한옥순씨(참고인)는 “ 80세 할머니에게도 ‘자식의 안전’을 운운하며 협박한다”고 주장하고 “주민을 죽여가면서 국책사업을 할 수 있느냐”며 시정을 촉구했다. 

문정선 밀양시 의원은 “실제 현장에 가보면 폭행과 폭언이 난무한다. 폭염에 주민이 산꼭대기에서 쓰러지는데도 불구하고 공사가 강행된다고 해서 가봤다”면서 “한전은 폭염주의보가 발령된 때에는 일하지 않게 하겠다고 했지만, 직접 가보니 폭염으로 사람들이 쓰러졌는데도 바로 이틀 뒤인 29일에도 또 일을 하도록 시켰다”고 증언했다.

 

▲  ‘블랙아웃’, 아직도 뚜렷한 대책 부재

의원들은 작년 정전대란 ‘블랙아웃’ 이후 지식경제부, 전력거래소의 실질적인 후속대책이 없고 유관기관들의 제대로 된 책임의식조차 결여됐다고 질타했다.

홍의락 의원은 “전력관련 감독기관이 전문지식이 없어 구체적인 관리?감독이 어렵다는 평가를 받은 이상, 정부가 책임을 통감하고 서둘러 관리기구 구성을 위한 준비를 하라”고 촉구했다.

우윤근 의원은 “지난해 9?15 정전사태 당시 공동책임을 져야할 발전회사들이 자신들의 귀책사유로 약 28만kW에 이르는 전력을 공급하지 못했는데도 불구하고, 정부가 ‘자율제재금’이라는 명목 하에 솜방망이 처벌을 내리는데 그쳐, 전력 대란사태에 대한 안이한 대응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오영식 의원은 “동절기 최대피크가 8,018만kW로 예상되나, 최대공급량은 8,213만kW에 불과해 전력예비율이 100~200만kW 까지 하락할 수 있다”며 “이번 동절기에 원전 2기만 계통에서 탈락하는 등 발전소 예방 정비 계획에 차질이 발생할 경우, 곧바로 정전대란에 직면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오 의원은 “동계 전력수급 위기 시 원전고장 등으로 인한 가동중단 사태가 일어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고, 예방정비 계획에 차질이 생겨 발전소 가동이 지연되는 경우, 심각한 상황을 야기할 수 있다”며 “단기적으로는 동절기 전력수급 비상계획을 즉시 마련하고, 장기적으로는 산업용 전기요금 현실화와 함께 전력다소비 사업체의 자가 발전 확대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김상훈 의원은 “우리나라는 정전시간이 미국의 10분의 1, 프랑스의 6분의 1수준으로 이제껏 안정적인 전력공급이 이뤄졌지만, 지난해 정전사태와 올여름 전력부족 사태를 겪으면서 다시 한 번 안정적인 공급능력이 화두가 됐다”고 말하고 “전력부족 사태에 대비한 발전소의 응전 태세가 제대로 준비돼있지 않은 것은 큰 문제이므로 급전응동시험에 제재수단을 강력하게 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 도급업체 산재 여전히 높아

부좌현 의원은 “한전 도급공사업체의 산재발생율이 여전히 높다”며 “실태파악에 나서 안전관리 대책을 강구하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부 의원은 “노동부의 통계에 따르면 2011년 들어 한전발주공사의 산재발생이 다소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으나, 자체 조사한 결과는 다르다”고 말했다. 부 의원은 노동부 통계청 자료와 자체 조사 자료를 제시하며 “노동부통계는 도급업체에서 근로복지공단에 요양신청서에 기재된 원청업체의 명칭이 ‘한전’으로 명시된 경우에 한 해 집계된 자료이며, 자체 분석한 자료는 한전을 원청으로 기재하지 않은 경우를 모두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최근 몇 년 동안 한전의 높은 산재발생에 대해 많은 지적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한전이 관리하고 있는 산재발생 현황자료는 여전히 부실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따졌다. 부 의원은 “사망자와 부상자 수 차이가 크다. 혹시 한전에서 관련사고 통계를 감추거나 축소하려는 것 아니냐”며 의혹을 제기했다.

부 의원은  ‘한전이 도급업체의 산재발생 현황을 제대로 파악해야 실질적인 산재예방대책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제하면서 “노동부·근로복지공단·산업안전공단과 같은 공공기관과 함께 산재발생 현황을 파악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송배전 관련 시설물 유지보수 종사자로 증인 출석한 석원희 전기원은, 자신을 ‘가족들과 건강하게 살고 싶은 마음을 가진 평범한 가장’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얼마 전에도 전기사고로 감전돼 목숨을 잃을 뻔 했다. 작업을 하는데 필요한 최소 인원이 있는데 전혀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밝히며 “여러 명이 해야 할 일을 적은 인원으로 하다보면 체력적인 문제도 있지만 어쩔 수 없이 시간에 쫓겨 서두르게 된다”고 애로사항을 토로했다. 그는   “그저 생명에 위협받지 않으면서 일하고 싶을 뿐”이라며 작업환경을 개선해줄 것을 촉구했다.

 

▲ 외산 우대 국산 홀대 구매제도 대책 강구를

조경태 의원은 “한전이 장비나 설비 구매과정에서 외산은 우대하고 국산장비는 홀대하는 일이 발생하고 있다”며 구매제도의 개선을 촉구했다. 조 의원은 “한전 보호배전반 시장을 사실상 외국 업체가 독식 하고 있다”고 언급하며 “IED 계전기의 경우, 한전의 인정시험을 통한 신규 등록을 하려면 ‘시험사용 1년’이라는 조건에 부합돼야 한다. 이 ‘시험사용’ 부분에서, 외국산은 외국에서 사용한 실적이 있는 경우 국내에서 시험사용을 면제해 국내업체를 부당하게 차별하는 결과를 낳는다”고 지적했다. 사실상 국내업체는 1년 이상을 경쟁에서 완전 배제되고, 외국제품을 수입·조립해 납품하는 업체가 그 자리를 차지하는 불공정한 거래가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조 의원은 “기술 개발에 매진하고 있는 국내 중소기업의 어려운 현실을 고려해 외국업체와 국내업체가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도록 한전이 등록절차를 개선해야 한다”고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