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청이 최근 협동조합과 공동상표(브랜드) 운영법인에 중소기업간 경쟁 입찰 참여 자격을 주는 내용을 포함한 ‘중소기업진흥 및 구매촉진에 관한 법률 시행령’ 개정초안을 확정함에 따라 각 협동조합과 업계는 환영하는 분위기다.

올해 말로 폐지되는 단체수의계약제도를 대체할 수 있는 제도를 준비해 온 중기청이 그 동안 조합들과 업계의 어려운 문제를 어느 정도 해결해 주었다는 것이 대체적인 판단이다.
내년부터 공공구매 제도로 중소기업간 경쟁 입찰에 협동조합이 입찰 당사자로 참여할 수 있게 됨으로써 단체수계의 전면 폐지 이후에도 조합들이 조합원사들과 공동수급체를 구성, 공공구매에 참여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됐다.

그 동안 단체수계를 운영해 온 조합들은 내년부터 중소기업간 경쟁 입찰이 이뤄지면 몇몇 우량기업이 조달시장을 싹쓸이 할 수 있어 영세업체와 협동조합의 줄도산이 우려되고 있다고 주장해 왔다.

이런 부분을 해소하기 위해서라도 이번 중기청의 결정은 경쟁력이 취약한 소규모 업체들이 조합을 중심으로 공동수급체를 구성, 우량기업들과 대등한 위치에서 경쟁할 수 있게 되는 등 살 길이 열리게 됐다며 환영하고 있다.

그러나 중기청은 이번 개정안이 아직까지 시행규칙이 마련돼 있지 않은 상태로서 시행규칙 내에 참여할 수 있는 조합의 규모를 소규모 조합이나 자격요건에 해당되는 조합으로 묶는다는 기본방침인 것으로 알려져 전국조합이나 연합회는 배제될 가능성이 커 앞으로의 시행규칙 마련에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이번 중기청의 법률안 개정조치는 지난 7월부터 협동조합법 개정으로 복수조합 설립이 허용돼 특정 조합의 독점 가능성이 줄어든 데다 개별 입찰업체와 조합 간에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는 입찰환경이 마련된 상태에서 조합의 참여를 허용해도 경쟁 입찰 도입의 취지를 충분히 살릴 수 있다고 판단함으로써 이뤄지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협동조합의 경쟁 입찰 참여 허용으로 그 동안 조합원사 이탈 등으로 존폐위기에 몰렸던 조합들은 한숨을 돌리게 됐으며 향후 경쟁 입찰 품목이 단체수계 95개 품목을 포함, 230여개에 달하기 때문에 공공입찰을 위한 소규모의 사업조합 결성이 활발해 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러나 중기청의 이 같은 조치에 협동조합과 영세업체들은 그저 반기고만 있을 것이 아니라 철저하게 대비하는 자세를 보여야만 할 것이다.

지금까지 단체수계로 인해 많은 중소기업들이 혜택을 받아 온 것이 사실이다. 이제부터는 기술력과 경쟁력을 갖추지 못한 기업들은 자연적으로 사라지게 되는 풍토가 조성될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일 것이다.

그저 ‘누워서 떡 먹기’식으로 기다릴 것이 아니라 철저한 준비와 대책만이 기업과 조합을 영위해 나갈 수 있는 지름길일 것이다.

향후에도 중소기업 정책이 어떻게 바뀌어질 것인지는 누구도 예측할 수 없을 것이다. 기업과 조합이 지속적으로 발전해 나갈 수 있는 길은 확실한 보장은 기술력과 경쟁력을 갖추는 길 뿐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