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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나무 밑에서는 큰 나무가 자라지 못하나, 큰 사람 밑에서는 큰 사람이 자란다
홍명표(한국전기연구원 국내외협력팀장/국제협력전문가)
2011년 12월 05일 (월) 10:10:47 전력경제 epetimes@epetimes.com

“10억원짜리 연구과제제안서(Project Proposal)를 작성하는 데 A4용지 10장이 필요하다면 한 장 당 1억원인 셈입니다. 어찌 혼을 심어서 열과 성을 다해 작성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직장 후배가 수년 전 나에게 한 말이다. “큰 나무 밑에서는 큰 나무가 자라지 못하나, 큰 사람 밑에서는 큰 사람이 자라납니다” 그의 또 다른 부연이다.

나는 그 후배의 말을 듣는 순간 “그 정도로 연구에 대해 기본이 되어 있는 자네라면 틀림없이 시간의 문제일 뿐 반드시 성공할 것이라“고 대답한 적이 있다. 아울러, “부디 큰 사람이 되어서 자네같이 도량이 넓은 후배 연구자를 육성하는데 최선을 다해주기를 기대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그 후배는 지금 현재 우리 연구원에서 상당히 잘 나가는 연구원이 되어 있다.

지극히 극소수이기는 하지만 연구과제 제안서가 불성실하게 작성되고 있다는 유형의 사례가 언론에 노출되고 있다. 시간에 쫓기어, 자신의 전문 분야가 아닌데 어쩔 수 없이 과제제안서를 작성 제출해야 하는 경우 발생하는 유형일 수 있겠다는 개인적인 생각이다.

하지만, 대학과 정부 출연연 그리고 기업체가 치열하게 경쟁을 하고 있는 현재, 그런 유형의 불성실한 과제제안서는 초기 심사과정에서 탈락할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내가 근무하고 있는 전기연구원만 하더라도 연구자들이 과제 수주를 위해 머리를 싸매고 제안서를 작성하고 심사를 받고 있는 현실을 확실하게 목도하고 있으니까 말이다.

그런데, 설득력이 강한 우수한 과제제안서를 작성할 줄 알고, 뛰어난 연구 능력을 가진 연구자일지라도 그가 과연 큰 사람인지 아닌지 판단하기가 대단히 어려운 것이 작금의 현실이다. “세계인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는 수려하고 은은한 고려청자 고려백자 제조기술이 현재까지 전승되지 못한 것을 생각하면서, 과연 그 시대에 큰 마음을 가진 도인(陶人)이 없어서 였을까?” 하는 마음으로 유추된다..

지금은 한 사람이 만명 아니 수천만명을 먹여 살린다는 세상이다. 그래서 우리나라는 물론 기술 선진국들의 경우, 정부든 기업체든 연구기관이든 가리지 않고 세계 수준의 인재 발굴과 육성에 혈안이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세계적인 인재들이 후배들을 세계적인 인재로 육성하는 데 열과 성을 다하지 않는다는 보도를 심심치 않게 접하게 된다. 기대 밖이다. 큰 나무 밑에서 큰 나무가 자라지 못하는 그런 형국인 셈이다. 자신의 입신양명을 확고히 하고자 하는 마음이 그러한 연유 중 하나가 아닐까 생각할 따름이다.

사오정 오륙도라는 말이 인구에 회자된 적이 있다. 직장인들의 애환을 에둘러 표현한 말들이다. 어느 누가 사오정 오륙도가 되고 싶어 하겠는가. 자신의 장래가 확실하게 보장된다면, 자기가 가지고 있는 노하우를 후배들에게 전수해주는데 인색하겠는가. 지나치게 경쟁 환경을 조성함으로써 인간미가 사라져 가는 현실에서 자신의 보호본능이 노출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지 않을까.

큰 나무 밑에서 큰 나무가 자라지 못하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다. 큰 나무가 온갖 자양분을 다 빨아 먹는데 다른 나무가 크게 자랄 수 있겠는가. 어불성설이다. 이에 반해 큰 사람 밑에서만이 큰 사람이 자랄 수 있다. 깊은 애정과 관심으로 때로는 냉정한 훈육으로 보살펴주고 이끌어 주는데 크게 되지 않을 수 있겠는가.

나와 너, 그리고 우리 모두는 오늘도 그랬듯이 내일도 인생을 살게 된다. 연륜을 쌓은 선배로서 과연 내가 직장 내에서 사무실에서 큰 나무는 아닌지, 아니면 큰 사람인지 사려 깊게 통찰해 볼 일이다. 작은 나무의 자양분을 빨아 먹고 햇볕을 가로 막고 있는 큰 나무는 아닌 지, 후배를 키우는데 인색했던 작은 사람은 아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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