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계통운영의 한전 통합이라는 관련법 개정안이 국회에 계류중이다. 이를 놓고 전력산업계가 양분되고 있다. 김영환 국회 지식경제위원장은 정상화되면 통과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경위 법안심사소위를 맡고 있는 이화수 의원도 전력노조의 통합 주장을 “확실히 느끼고 있다”며 야당이 등원하면, 조속히 처리될 것이라고 암시했다. 한전을 비롯해 발전사, 전력거래소는 물론 전력산업계 안팎에서 계통 통합이라는 최대 이슈를 주목하고 있다. 국회는 어떤 결정을 내릴까? 사진은 한전과 발전사, 전력거래소가 위치한 서울 삼성동 한전 본사 전경이다.

김영환 국회 지식경제위원회 위원장은 24일 한전에서 개최된 전국전력노동조합 65주년 창립기념식에 참석해 계통의 한전 통합 관련 법안과 관련해 “국회가 정상화되면 통과될 것”이라고 말했다. 추미애 민주당 의원은 2012년 1월 1일 FTA가 발효되기 이전에 계통 통합이라는 법안 의결을 서둘러야 한다고 김 위원장의 축사를 언급하며 이를 주문했다. 이화수 한나라당 의원도 전력노조가 전력계통이 한전으로 통합되어야 한다고 말하고 있는데, 지경위 법안심사소위원장으로서 확실히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전력노조 한 관계자는 국회 보좌관들조차 잘 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최근 계통을 한전으로 통합해야 한다는 국회 기류에 변화가 있지 않느냐는 시각이 나오고 있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은 최근 계통의 한전 통합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에경원 공개적으로 통합 반대
에경원은 9.15. 정전사태 이후, 계통운영의 기능분리에 따른 운영상의 비효율성이 부각되어 계통운영의 기능통합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다며 효율성 제고를 위해 계통운영의 통합을 추진할 수 있으나, 시장여건에 따른 통합의 비용/편익의 종합적인 비교·검토 필요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에경원은 현재 계통운영은 단일 송전망 소유(한전)와 전력계통운영(KPX)의 책임과 권한이 이원화되어 있다며 정전사태는 본질적으로 공급 및 수요측면에서 야기된 문제로서 계통운영의 기능조정은 정전사태와 직접적 연관이 없다고 주장했다. 에경원은 해외사례를 보면, 국가내 단일 송전망을 가진 경우 송전망과 계통운영을 통합해 송전 계통운영자(TSO/유럽)를 운영하고, 분리된 다수의 송전망이 있는 경우 독립 계통운영자(ISO/미국, 호주, 일본)를 운영하는 것이 일반적이라며 그러나 단일 송전망이라도 발전, 송전, 판매부문의 분리 없이 송전망 소유자가 계통운영을 겸하는 사례는 없다고 밝혔다.

에경원은 그러면서 계통운영의 기능통합은 일부 효율성 개선의 여지가 있으나, 통합으로 인한 시너지 효과는 미미하다며 TSO 체제는 송전망 투자 및 휴전업무 등에서 계통운영에 대한 효율성 제고가 가능하나, 통합되더라도 독립적인 기능수행 및 규제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즉, 계통운영자에게는 수급균형유지 및 혼잡관리, 송전망사업자에게는 송전망 이용에 대한 요금 및 서비스의 규제가 각각 적용된다는 것이다.

에경원은 “현 상황에서 단순한 TSO 체제로의 전환은 특히 발전부문(또는 판매부문)의 경쟁구조에 심각한 훼손을 초래 전력시장운영의 형평성과 효율성을 저해할 수 있다”며 “기능통합은 계통운영에 있어서 자의적 급전지시, 과소 수요예측 등을 야기하여 자원배분의 형평성과 효율성을 저해, 시장 참여자들의 공정성 시비와 발전사업자의 수익성 악화 및 설비투자 기피로 전력수급 불균형은 심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에경원은 “따라서 사회ㆍ경제적 비용/편익 측면에서 전력계통 운영방안의 합리적 대안은 기능통합보다는 현 체제를 유지하면서 개선하는 것”아라며 “구체적인 개선방안은 전력계통운영 유관기관간 협의체를 상설 운영하고, 정보시스템을 구축하여 운영정보를 공유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명확한 신뢰도 기준 설정을 위한 독립적인 관리기구를 설치 및 운영해 계통운영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확보”해야 한다며 “향후 송전부문에서 발전 및 판매부문이 완전히 분리된 경쟁적 전력시장을 조성한 후, 망소유와 계통운영 기능의 통합추진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민간발전협회는 현재 한전의 발전/송전/판매의 독점체제 하에서의 계통운영 통합은 전기사업법의 공정경쟁 규정에 위배될 뿐 아니라 발전사에 심각한 불공정을 야기한다며 반대하고 있다. 협회는 그러면서 한전의 송전 기능을 분리, 전력거래소의 계통운영과 통합해 전기사업자와 독립적인 별도의 조직이 계통송전운영자(TSO) 역할을 수행하는 것은 찬성한다며 전력산업구조와 관련된 사항은 최소한 전력위기대응 TF팀의 결론이 나온 이후 전문가 의견을 반영, 신중하게 처리해야 할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국회 지경위 김호성 수석전문위원은 전기사업법 일부개정법률안의 검토보고서를 통해 계통운영의 효율성과 신뢰성을 제고할 수 있고, 비상시에 신속하고 체계적인 대응을 기대할 수 있다면서도 계통운영의 중립성 및 공정성을 보장하기 위한 부분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또 경제급전 원칙 및 공정성을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며 개정안에 따라 양자를 분리할 경우, 혼란과 비효율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는 지적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전력거래소가 30년 이상의 계통 전문가를 영입, 비상시 투입하겠다는 내용을 담은 계통운영 능력 향상 특별대책을 내놓아 관심을 모았다.

#전력거래소, 계통운영 능력 향상 특별대책은
전력거래소는 21일 30년 이상의 외부 계통전문가를 채용해 중앙급전소 업무에 투입키로 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중앙급전소를 이사장 직속기구로 개편한다고 밝혔다. 이로써 겨울철 전력수급 비상상황에 대한 위기 대처능력을 제고하겠다는 것이다. 또 기상청의 기상분석 및 예보 경력이 있는 전문가를 채용, 전력 수요예측의 정확도를 높이겠다고 밝혔다.

구원투수로 등장한 남호기 신임 전력거래소 이사장의 첫 투구는 예상대로 직구였다. 남 이사장은 25일경 지식경제위원회에서 상정된 후 처리될 것으로 알려진 '계통의 한전 통합'이라는 관련법 개정, 그리고 다가올 겨울 전력수급 과정에서 위기상황 대처 능력 제고라는 '외우내환'을 막기위해 첫 구질로 오승환의 '돌직구'를 택했다. '오승환식 돌직구'를 첫 구질로 택한 남 이사장의 '배포'가 9회말 원아웃 1,2루의 위기상황을 타개할, 병살타를 만들수 있을까?

전력거래소(이사장 남호기)는 21일 이 같은 내용을 중심으로 계통운영 능력과 전문성 향상을 위한 특별대책을 발표했다. 우선은 다가오는 겨울철 전력수급 비상상황에 초점이 맞춰졌다. 전력거래소는 신임 남호기 이사장이 그 동안 정부에서 진행해 온 전력위기 대응체계개선 TF의 대책들을 면밀히 검토했다며 이와는 별도로 전력거래소 계통운영요원의 전문성 향상을 위해 조직 및 인력운영에 관한 보완이 더 필요하다는 판단하에 이번 대책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남 이사장은 9.15 정전사태가 전력산업 구조상의 문제라기보다는 수요예측 및 공급능력 판단 실패와 위기상황에 대한 초기대응 미흡, 그리고 유관기관간의 공조체제 실패 등 인재(人災)에 그 원인이 있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가장 최우선적으로 겨울철 전력수급난을 앞두고 국민이 믿고 안심할 수 있는 수준으로 전력계통 운영능력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키기 위한 긴급 대책을 수립했다고 전력거래소는 밝혔다.

전력거래소는 12월 5일까지 계통운영 능력향상에 초점을 두고 30년 이상 경험을 가진 외부 계통운영 전문가 영입을 통해 중앙급전소의 비상대처 능력을 제고하는 등 1차 대책을 중점 추진할 계획이다. 아울러 추후 계통운영 요원의 전문성 확보를 중심으로 후속 대책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전문성을 갖춘 직원만이 계통운영부서에 근무하도록 하는 계통운영 요원에 대한 전문원 제도를 도입할 계획이다. 또 미국의 신뢰도 전담기구의 자격증을 벤치마킹 해 계통운영 요원에 대해서는 국제 자격인증제도를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다. 아울러 신입직원을 발전소와 변전소에 각각 6개월 이상 근무토록 하는 내용을 담은 발전/송변전 교육 강화 방안 등도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남호기 신임 이사장은 “이제부터는 수립된 대책을 잘 이행해 다시는 9.15와 같은 제2의 정전대란이 일어나지 않도록 모든 역량을 집중해 달라”고 강조했다고 전력거래소는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