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전기안전 수준은 다른 분야처럼 선진국 수준에 와 있을까?
일반적으로 20세기의 가치가 부의 축적, 국가안보 및 방범, 국민 복지였다면 21세기의 가치는 환경, 안전, 보건이라고 말한다. 따라서 전기안전은 앞으로 그 중요성이 더욱 커질 것이다.
전기와 관련된 재해 또는 재난은 크게 대정전, 전기화재, 감전사고로 나눌 수 있다. 우선 대정전은 뉴욕 대정전 등과 같이 선진국에서 발생하고 있는 대규모의 정전을 들 수 있다. 광역정전은 정전시간이 길어지면 파괴력이 커 치안부재의 상태를 초래하기도 한다. 산소와 같은 역할을 하는 전기 공급 중단은 사람을 한순간에 전기가 존재하지 않는 암흑시대로 내몬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대정전이 재난으로 분류되고 있지 않는 게 현실이다. 사고가 나면 민방위 수준의 재난 복구 작업 정도가 이루어질 뿐이다.

전기화재는 총 화재에서 차지하는 점유율이 30%선을 넘고 있다. 우리나라는 해마다 700여건의 감전 사고가 발생해 엄청난 재산상의 피해를 입고 사망자수도 10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 숫자는 일본보다 2~3배, 영국이나 뉴질랜드보다 6배 이상 많다.  2004년의 경우 전기감전 건수는 일본, 영국 대비 9~13배 정도이고 호주에 비교해서 80% 정도 많다. 전기화재의 원인 및 방화설비를 분석한 자료를 보면 전기화재는 대부분 일반 전기 소비자에게서 발생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우리는 법, 제도 및 한전의 공급약관에서 일반 전기소비자가 자율적으로 안전을 도모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면 다른 나라도 그럴까?

미국은 여러 법이 서로 상이한 법인 것처럼 보이나 모든 법이 하나같이 안전에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미국의 법제도는 마치 퍼즐과 같이 상호 협력적이고 빈 곳이 없을 정도로 치밀하다. 항상 시장경제, 인간존중, 실용주의를 표방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도구로서 자유, 책임, 전문성을 추구한다. 법 체제 내에서는 아주 자유로우나 이를 벗어나면 처벌이 주어진다. 특히 책임을 지닌 사람이 이를 지키지 않으면 엄중한 처벌이라는 결과가 따른다. 이러한 이유로 벌금과 제재가 매우 강하다. 사회 전체적으로 전문성을 추구하는 미국은 각종 자격제도를 운영하고 이를 국가가 관리함으로써 국민의 안전을 최대한 도모하고 있다.

모든 주정부는 이들 데이터를 기록 보관하고 어느 정도 시간이 경과하면 기술자들로부터 다시 보고하도록 하고 있다. 인명사고가 한 건이라도 발생하면 막대한 보상금을 지급하는 것도 큰 특징이다. 일반 회사는 보험에 안들 수가 없고 규칙을 지키지 않으면 보험금을 못 받게 하기 때문에 저절로 따를 수밖에 없도록 하고 있다. 다시 말해 지키지 않으면 안 되도록 제도를 만들어 놓은 것을 알 수 있다.

일본은 신용과 규칙 준수 즉 투철한 사무라이 정신이 안전을 담보하는 밑바탕이 되고 있다. 일본인은 명예를 중요시 여겨 이타적 행동을 하지 않는 것을 높은 가치로 보고 맡은 바 임무를 모두 완수한다. 이러한 사고를 갖고 있는 일본은 서로간의 업무 구분을 해주는 것이 중요하여  모든 것을 나누어주면 일본인은 이를 성실하게 수행하고 평생직장이라고 생각하고 일한다. 전문성과 규칙을 준수하는 분위기는 자연스럽게 안전사고를 줄이는 결과를 낳고 있다.

이에 비해 우리나라는 이공계 기피현상이 여전하고 기술부처에 기술자가 적은 현실속에서 안전의식 수준은 전반적으로 선진국에 비하여 많이 떨어진다. 그러나 우리나라 국민은 역동성, 새로운 것과 일류를 추구하는 특성과 집단 문화를 갖고 있다. 월드컵 응원, 핸드폰 등의 IT 사업 발달 및 신도시 개발 등 외국에서는 상상하지 못하는 속도감이 있다. 기존의 전기안전 관련 기술은 유지 관리적이고 단순하며 지속성을 갖고 있어 일류 기술이 아니라는 생각이 지배적이다.  이러한 안전기술을 첨단 최고기술로 만들고 전문인이 관리하도록 하며 관리하는 모습이 가시적으로 나타나도록 해야 한다.. 이것의 답이 전기안전의 전력IT화이다. IT 분야 최강국인 우리나라가 전기안전에 IT기술을 접목을 시켜 전기화재 및 감전사고의 원인을 쉽게 찾고 이에 대한 것을 가시화하면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 국민 정서와도 맞는 이러한 시스템을 새롭게 완성하여 어느 정도 성과를 얻으면 이를 각 국가의 정서에 맞춰 수출 모델을 만들 수 있다. 전기의 전달속도는 빛의 속도다. 전기안전 IT화의 결과물을 다른 분야로 확대 발전시켜 모든 재난에 대비한 전기 센서를 개발함으로써 국민의 안전과 행복을 추구할 수 있도록 하면 좋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