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종옥 발전노조 위원장 인터뷰

하반기 노동계를 들끓게 할 복수노조 시행이 10여일 앞으로 바짝 다가왔다. 단일사업장 내 복수노조 허용은 지난해 도입된 타임오프제와 함께 우리나라 산업 및 노동계 지형을 단박에 바꿀 만큼 파괴력이 심상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박종옥 발전노조 위원장을 비롯해 집행부 전원이 2주간에 걸쳐 전국 조합원을 대상으로 기업별 노조 설립에 따른 피해를 설명하며 발전노조 잔류를 위한 조합원 설득에 나섰다.

전국을 순회하고 상경한 박종옥 발전노조 위원장을 13일 조합원 사무실에서 만났다.

박종옥 위원장은 “기업별 노조 설립을 위한 활동과 가입, 탈퇴는 조합원 스스로의 판단에 따르는 것인 만큼 자유로워야 한다”면서도 “발전노조와 함께 행동해 줄 것”을 호소했다.

그러면서 지난 2주간은 “동서발전본부와 남부발전본부 내 기업별 노조 설립을 준비하는 이들도 만나 조합원 탈퇴와 기업별 노조 가입신청서를 받을 때 압력을 주거나 해서 조합원들을 힘들고 어렵게 하지 말 것을 부탁했다”며 “(기업별 노조 설립은)회사 개입 없이 민주적이고 자주적이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그는 또 “남부발전본부 내 기업별 노조 설립을 준비하는 이들이 회사의 개입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면서 “회사의 압력이나 개입으로 기업별노조 가입 신청을 해 올 경우 신청서를 찢겠다. 동료를 압박할 경우 서명을 안받겠다고 약속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남부발전본부 가운데 영남화력지부와 신인천지부의 경우 기업별 노조 설립에 찬성하고 나서는 사람이 없다”며 “결국 회사가 개입할 여지가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며 사측의 지배개입을 우려했다.

특히, “영남과 신인천지부의 경우 기업별노조 가입 신청이 적을 경우 사측이 사업소장 등에게 불이익을 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결국 조합원들이 압박을 받을 것”이라며 “마지막에는 사측이 내세운 사람이 전면에 나서서 추진할 것”으로 예상했다.

박종옥 위원장은 “2주간 현장서 느낀 것은 조합원 대다수가 굳이 왜? 기업별 노조가 필요한지에 대해 의문이 높다”며 “조합원들은 기업별노조 설립에 따른 장점을 요구하고 있고 설명을 듣고 있지만 아직 확신을 못하고 있어 (발전노조)탈퇴나 (기업별노조)신청 사이에서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합원 게시판에 올라온 글을 예로 “배가 풍랑을 만났는데 저만 살겠다고 구명보트를 타고 나갔다가 먼저 침몰하는 우를 범하지 말아야 할 때”라며 “함께 행동한다면 보다 오래 견디면서 수명연장을 할 수 있는 방법을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그는 또 “단 한번의 투쟁도 없었던 한수원 노조도 결국에는 기업별노조의 한계를 실감하고 이제야 더 큰 노조, 안전한 배를 만들고자 하는 입장으로 선회했다”며 대의원대회에서 전원 의 결의로 산업별 노조 추진을 통과시킨 점을 설명했다.

기업별 노조 설립과 관련해 “손가락 다섯 개를 각기 짖어 놓는 자해”로 보고 “7,000여 조합원 모두를 죽이는 독약”이라며 기업별노조 설립이 조합원 권익을 크게 훼손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면서 발전노조를 비롯해 공기업 노동자들이 가야할 길을 “기업별로 나주고 쪼개지는 것이 아닌, 에너지사업장 전체를 묶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박종옥 위원장은 “동지라면 비 오는 날 우산을 씌워주는 것보다 같이 비를 맞아 주는 것”이라며 “함께 연대하고 투쟁해 승리하자”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해외사례를 봐도 언젠가는 (기업별 노조에서 발전노조로) 되돌아 올 것으로 기대한다”며 그 때를 2년으로 예상했다. 결국 “복수노조 시행으로 조합원의 가슴만 찢어지고 아픔만 겪게 될 것”이라며 “한수원의 예를 보더라도 9기업별 노조 설립을)안했으면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