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민수 전력노조 수석부위원장

지난달 8일 김주영 전국전력노조 위원장이 전력노조 역사상 처음으로 4선에 성공하면서 큰 이목을 받았다. 이런 가운데 4선 김주영 위원장의 런닝메이트로 출마해 당선된 황민수 수석부위원장(전 인천전력지부 위원장)이 주목을 받고 있다.

황민수 수석부위원장은 14일 기자들과 만나 “인터뷰가 처음”이라면서 다소 긴장된 표정으로 말을 이어 갔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그의 심연에서 우러나는 답변은 처음이라는 떨림은 온데간데없고, 또박 또박 자신의 논리를 술술 풀어냈다.

황 수석부위원장은 우선 공기업 선진화 및 전력산업 구조개편의 과정에서 전체적으로 전력노조가 가장 어려운 시기를 맞고 있다며 말을 이어 갔다. 황 수석부위원장은 “가장 어려운 시기에 김 위원장과 더불어 전력노조를 이끌게 됐다”면서 “위원장과 잘 협의해 전력노동자들이 좋은 분위기에서 일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황 수석부위원장은 “김주영 위원장의 3선의 역사속에는 전력구조개편 등 굵직한 현안들이 많았고, 배전분할 등을 저지해 오는 등 그 성과를 인정받기도 했지만, 민간출신의 김쌍수 사장이 부임하면서 혁신이 지나칠 정도로 바람을 일으켰는데, 공기업 선진화와 전력구조개편 등의 굵직한 현안들을 중심으로 활동하다보니 내부 문제에 다소 소홀했다는 평가로 인해 어려움을 겪었다”고 술회했다.

하지만 “굵직한 대외적 문제들은 시기를 놓치게 되면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게 되어 있고, 이것이 결국 내부 문제 해결을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조합원들을 설득했다”면서 “(김쌍수 사장의)개혁과 혁신으로 인한 문제를 바로 잡아내겠다고 설득했고, 그 적임자가 김주영 위원장일 것이라는 조합원의 지지가 4선의 배경이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황 수석부위원장은 그러면서 “송변전 스탭조직이 판매부분으로 흡수되다보니 과거와 달리 업무진행이 너무 불편하고, 답답해하는 직원들이 많아졌고, 그러다보니 불만과 소외되는 요소로 작용하기 시작했다”면서 “송배전을 통합한 현재의 사업본부를 전면 재검토 하는 방향으로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찾겠다”고 밝혔다.

황 수석부위원장은 그러면서 현 김쌍수 사장의 강도 높은 개혁방안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그는 “김쌍수 사장은 ‘프로핏’을 강조하면서 본부통합, 원가절감 등 개혁방안을 제시하면서 일반기업과 마찬가지로 (공기업인 한전이)수익을 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는데, 가장 효율적인 공기업 운영은 수익과 손해가 제로점이 되는 것”이라면서 “흑자경영은 공기업의 목적과 배치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수익성에 공익성이 약화됐다는 것이다.

그는 그러면서 “TDR, 1인 1P, CTQ 등으로 조합원은 물론 간부들 또한 상당히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특별노사협의회를 갖고 TDR에 대해 검증을 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 보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쌍수 사장의 ‘TDR’로 대변되는 대표적 개혁방안에 대해 잘 됐는지, 그렇지 않은지 따져 본다는 것이다. 재임 한전 사장의 추진하고 있는 정책에 대해 노조가 ‘검토’를 얘기하고 나선적은 전력노조 역사상 초유의 일이다.

황 수석부위원장은 특히 자신의 임기 중에 “현장에 만연된 ‘혁신의 피로감’을 해소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혁신은 필요하지만, 보여주기 식 혁신은 더 이상 안될 것”이라고 힘을 줬다.

그는 또 “설비점검주기를 연장해 비용을 절감하고, 원가절감을 강조하다보니 몇 년 후 틀림없이 전력설비에 문제가 날 것으로 현장 엔지니어들이 우려하고 있다”면서 “전력산업은 단기적인 안목보다는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설비투자를 지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계라는 것이 당장은 문제가 없지만, 조금씩 문제가 생기는 데 이를 제때 해결하지 않으면 반드시 문제가 나올 수밖에 없다는 인식 때문이다.

그는 그러면서 원가절감 내지는 비용절감 등의 방법보다는 근본적으로 왜곡된 전기요금 체계를 바로 잡아야 적기에 설비를 보수하고 투자를 확대할 수 있다면서 근본적으로 왜곡된 전기요금 체계를 개편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래야 양질의 전기를 안정적으로 국민에게 공급할 공기업으로서의 책무를 완수해 나갈 수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