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출생으로 덴마크로 입양된 후 다시 한국으로 돌아온 '카트리네 플라럽 옌슨' 연구원

덴마크로 입양됐던 한국인 여성이 차세대 태양전지 기술을 연구 개발하는 과학자로 27년 만에 모국을 다시 찾았다. 서울시와 건국대가 추진하고 있는 차세대 태양전지 연구 프로젝트에 참여하기 위해서다.

건국대는 독일의 세계적 연구소인 프라운호퍼ISE와 공동으로 ‘건국대-프라운호퍼 차세대태양전지연구소(KFnSC)’를 설립한 바 있다. 이 연구소에 카트리네 플라럽 옌슨(Katrine Flarup Jensen)연구원(사진)이 일하게 된 것이다. 옌슨 연구원은 독일 프라운호퍼연구소가 건국대로 파견한 외국인 연구원들 가운데 덴마크 출신이자 유일한 한국인이다.

건국대에 따르면 그녀의 한국 이름은 조일경(28)이다. 옌슨 연구원은 한국에서 태어난 지 석 달 만에 쌍둥이 동생과 함께 덴마크로 입양됐으며 동생은 요리사로, 언니는 여성 과학자로 성장했다.

덴마크 공과대학에서 대학원 석사과정까지 마친 그녀는 덴마크기술연구소를 거쳐 지난 2008년부터 태양에너지 분야 세계 최고의 연구소이자 유럽 젊은이들이 가장 일하고 싶어 하는 곳 중 하나인 독일 프라운호퍼연구소에서 박사 과정을 밟으며 차세대 태양전지를 연구해왔다.

입양된 지 27년 만에 한국을 찾은 옌슨 연구원은 “태어난 곳에서 재능을 펼치며 일 해보고 싶었다”며 “이렇게 좋은 기회를 얻어 한국에서 일하게 됐고, 친부모님과 친언니 세 명도 모두 찾았으니 행복하다”고 말했다.

옌슨 연구원은 1차로 건국대에 파견된 8명의 연구원들과 함께 1년 중 4~5개월씩 한국과 독일을 번갈아 오가며 염료감응형 태양전지의 원천기술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이 기술은 현재 상용화되고 있는 실리콘 기반의 고체 태양전지판 대신 액체 형태의 특수염료를 이용해 마치 나뭇잎의 광합성 작용처럼 태양광을 전기 에너지로 바꾸는 신기술이다. 염료감응형 전지는 기존 태양전지와 달리 액체 형태이며, 빛이 투과할 수 있어 건물 창문이나 빌딩 전체를 태양전지판으로 바꿀 수 있는 등 다양한 응용이 가능하다.

옌슨 연구원은 “일본의 지진과 후쿠시마 원전 사고를 계기로 한국인들과 정부에서 태양전지 등 대체 에너지 개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게 될 것”이라며 “건국대-프라운호퍼 차세대 태양전지 연구소는 대학 차원에서는 보기 힘든 첨단 설비와 우수한 연구 인력을 갖추고 기업들과도 협력해 차세대 태양전지 분야에서 상용화할 수 있는 원천기술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