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주민들에게 노출되는 방사선량이 최소화되도록 건설하는 것이 사업 성공의 관건입니다

“어느 방식의 방폐장을 선택하느냐보다 얼마만큼 안전성을 확보가 더 중요합니다. 동굴형과 천층형은 부지 점유율이나 경관이 차이가 나긴 하지만 이는 부수적인 문제입니다. 지역 주민들에게 노출되는 방사선량이 최소화되도록 건설하는 것이 사업 성공의 관건입니다”
6월 초로 예정된 처분방식의 발표를 앞두고 황주호 중저준위 방폐물 처분방식선정위 위원장(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에게 세간의 관심이 쏠려있다. 정작 황 위원장은 방식의 문제보다 안전성을 더 강조했다.

‘중저준위 방폐물 처분방식선정위원회(이하 선정위)’는 올 2008년 말 경주에 지어질 방폐장의 건설방식을 결정하는 자문기구다. 절차상 최종 결정권이 산자부장관에게 있지만 관련 전문가들과 주민 대표, 시민 단체 관계자가 참여하는 선정위가 실질적인 결정권자다.

지난 4월 초 발족한 선정위는 기술분과위원회와 지역사회환경분과위원회로 나눠 2개월 정도 활동해 오고 있다.

선정위는 안전성과 건설 경제성, 친환경성, 주민 수용성 등을 따져 처분방식을 결정한다. 이미 문화재 관련 문제도 검토를 마쳤다.

“무엇보다 누구나 인정할 수 있도록 합리적이고 타당성 있는 결론을 내리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선정위는 지난 15일부터 일주일 간 한수원과 정부 관계자 등과 함께 핀란드의 올킬루오트 방폐장(동굴형)과 스페인의 엘까브릴 방폐장(천층형)을 방문했다.

핀란드 방폐장을 찾은 위원들이 휴대용 방사선 탐지기를 들고 사일로 바로 위까지 접근해 선량을 직접 측정했다.

노출 방사선량은 0.001밀리씨버트를 기록했다. 일반적으로 방폐장의 설계 목표치가 0.01씨버트인 점을 고려하면 매우 낮은 수치다. 씨버트는 방사선 영향단위로 통상 가슴 X선 1회 촬영시 약 0.1밀리씨버트의 방사선에 노출된다.

황 위원장은 “우리는 핀란드보다 더 안전하게 지을 수 있다”며 “방폐장에 대해 불안감을 갖는 일반인들의 우려는 기우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또 처분고가 땅위에 노출되는 천층형의 경우 비가 많이 오는 한반도 남부 기후에 부적합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황 위원장은 “천층형 처분장은 기후 조건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며 “미국의 반웰 처분장(천층형)은 비가 많이 오는 곳에 위치해 있다”고 말했다.

“방폐장 건설은 결국 기술적인 문제에 초점이 맞춰져야 합니다. 환경단체에서 우려하는 부분이 있다면 그 우려가 최소화 되도록 건설한 후 감시를 철저히 하면 됩니다. 환경단체의 문제 제기 때문에 기술적 문제를 그르칠 순 없습니다”

오늘(29일)로 예정된 주민 설명회와 처분 방식을 결정하는 마지막 전체회의가 6월 초로 연기됐다. 지방 선거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선관위의 권고 때문이다.

처분방식 결정이 당초 예정보다 늦춰졌지만 황 위원장은 “시간을 더 갖고 위원분들이 기술적인 부분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실 수 있게 돕고 싶은데 일정이 촉박하다”며 아쉬움을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