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가 작았지만 운동으로 다져진 듯 단단한 몸매가 느껴졌다. 또박또박 하면서도 힘이 실려 있는 음성은 “강렬한 카리스마를 갖고 있다”는 평가를 만족시키기에 충분했다.

“카리스마가 있다”는 평가는 아마도 한번 정해진 ‘원칙’을 실천으로 옮기려는 그의 의지를 말함일 것이다. 지난해 8월 부임한 김의두 소장은 부임하자마자 지역주민의 보상민원 해결을 위해 동분서주했다.

김 소장은 금전적인 문제가 걸려있는 민원해결의 정답으로 ‘신뢰’를 꼽았다.
가능한 약속과 약속한 것은 하늘이 두 쪽이 나도 지킨다는 이 두 가지 원칙이 상호간에 신뢰를 낳았고 돈이 걸린 민원을 해결하는 단초가 되었다는 자평이다.

“보상과 관련된 민원이라는 것이 법과 자연과학적으로 규명된 대로 되는 게 아니고 사람과 사람과의 관계속에서 매듭이 풀리고 오히려 풀 수 없는 매듭이 만들어 진다”는 지론이 그가 원칙과 신뢰를 중시하는 이유가 됐다.

민원을 해결해 가면서 그는 신뢰를 기반으로 지역사회와 소통하는 것이 더욱 중요함을 깨달았다고 한다.

그가 동분서주했던 민원에다 또하나의 악재가 겹쳐 있었다. 선사시대 유적으로 추정되는 문화재 출토가 그것이다. 건설현장에서 나온 문화재로 인해 발굴 계획이 세워졌고 예상치 못한  문화재 발굴로 기간이 연장되면서 올해 말까지 문화재 발굴이 이어지고 있다. 
이는 당초 약속된 28개월간의 공기를 지켜야만 했던 남제주화력 관계자들의 속내를 까맣게 태웠다.

그 힘든 과정을 이기고 6월 말 가동에 들어가면서 제주지역 전력수급에 결정적 기여를 하게 됐다.

김 소장은 “그것은 전쟁이었다”며 “전쟁에서 승리한 원동력은 바로 시스템이었다”고 말한다.

남제주화력의 전 직원과 시공사, 협력업체 관계자 모두가 하나가 된 조직의 승리였다는 것이다.

공정이 엉키고 시간도 급박했지만 간부와 직원들이 건설의 베테랑들이어서 예정된 공기를 맞추고 제주 전력수급 안정에 기여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저돌적, 카리스마’라는 단어가 들어간 평가와 관련해 김의두 소장은 “일의 효율성을 중시하는 업무 스타일 때문일 거라”고 진단했다. 김 소장은 “해야 할 필요성이 있는 일은 제대로 계획을 짜서 이뤄내야 한다는 원칙을 가지고 일을 추진했다”고 답변했다.

공기단축의 해법은 복합공정으로 시공을 단축하는 방법이었다. 콘크리트로 기초를 다지고 동시에 기계, 제어, 수·처리 등의 공정이 동시에 진행됐다. 그러나 급할수록 돌아가라고 했다.
공기가 급박하지만 안전사고 발생에 따른 영향이 오히려 치명적이기 때문이다. 안전의 인식확산을 위해 김 소장은 우선, 부임 이후 안전관리 책임자를 과장급에서 부장으로 격상시켰다. “안전이 곧 생명”이라는 소신에 따라 분위기 반전을 꾀한 것이다.

김 소장은 “발전소라는 특수한 공간에서 일을 하다 보면 매너리즘에 빠지는 경우가 있는데 무엇보다도 꿈을 가지고 미래를 설계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3, 4호기의 마지막 공정을 차질 없게 수행한 후 인재육성을 위한 일에 치중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김 소장은 또 “급한 불은 껐다”며 “건설에서 전기를 생산하는 과정으로 중심을 옮겨 각종 설비들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점검해 21세기 청정 화력발전소로 거듭날 수 있도록 마무리를 잘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