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덕 한국서부발전 사장은  ‘상생협력’ ‘동반성장’이 경제계 화두로 떠오르고 있지만 공기업은 오래전부터 이를 추진해왔고 괄목할 만한 성과를 이미 거둔 만큼 ‘3세대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모델’을 세우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그가 설명하는 3세대 상생협력 동반성장 모델은 현재 ‘대중소기업 그린파트너십 사업’으로 집약, 추진되고 있다.

 취임이후 중점을 두어 속도감 있게 추진하고 있는 ‘그린파트너십’은  협력중소기업의 친환경, 저탄소 경영체제 구축 및 확산을 돕는 제도다. 공기업 중에는 서부발전이 최초로 도입, 추진하고 있다.

그는 전력경제신문과의 만남에서 서부발전이 추진하는 상생협력 동반성장에 대한 전략과 방향성, 특화된 비즈니스 모델을 주제로 이야기를 이어갔다.

“그린파트너십은 서부발전이 멘토가 되어 탄소감축 기술과 지원책을 협력중소기업에 제공하는 사업이다. 감축된 양은 대기업의 탄소감축 분으로 확보하는 제도로 공기업 중에서는 서부발전이 최초로 실시하고 있는 특화된 비즈니스 모델이다.”

김문덕 사장은 서부발전 공급망의 저탄소 녹색경영 체계 구축은 물론 확산을 통해 협력업체와의 동반성장을 이루겠다는 구상이다.

특히,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도 협력업체의 녹색 경쟁력 증진이 필요한 만큼 반드시 성공해 보이겠다는 각오다. 중소기업과 손잡고 녹색성장을 추구하면서 함께 성장하겠다는 의지가 읽히는 대목이다. 

김 사장 설명에 따르면 두 마리 토끼를 한 방향으로 몰아 최소의 비용으로 최대효과를 추구하는 경제학의 원리인 ‘두 마리 토끼 이론’은 중소기업과의 상생협력 동반성장에도 적용이 가능하다.

그는 “지원책은 선택과 집중이 중요하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가능성이 있던 없던 모든 기업에게 ‘십시일반’ 도와줘서는 이도 저도 안된다”며 ‘마구잡이 식’ 획일적인 형태의 지원은 지양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중소기업이 자생력을 갖도록 힘을 보태 진정한 전략적 파트너가 될 수 있는 기업문화를 만들겠다”는 말과 함께 지금은 크게 성장한 모 그룹을 실례로 들며 경쟁력있는 기업생태계를 조성하는 동반성장을 강조했다.

모 그룹은 창업 당시만 해도 규모가 조그만 공장수준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국제무대에서도 기술수준을 리드할 만큼 성장했다.

물론, 그 그룹 회장님의 피나는 노력과 경영능력도 있었지만 그 원동력은 ‘한전의 상생협력 지원 프로그램’이였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미국이나 유럽은 ABB GE 웨스팅하우스 등 제조회사가 전력회사에게 기술과 제품을 제공하고 적용하면서 전력산업이 발전해왔다. 그런데 우리는 한전이 선진외국 기술을 제조업체에 제시해 국산화를 독려하는 식으로 산업을 발전시켰다.”

기술력이 떨어져 전력산업 곳곳의 기자재가 모두 수입품이었던 당시 한전은 한발 앞서 상생의 씨를 뿌렸다, 요즘 화두가 되고 있는 ‘상생협력 동반성장’은 이미 수년전부터 공기업의 자궁에서 잉태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한 노력의 결과로 국내 전력산업계는 비약적인 발전을 구가했고 이제는 거의 모든 기자재를 국산이 대체하고 있다. 우리 기업들도 기술수준이 높아져 세계를 리드하고 있다.

 “국내 굴지의 중전기기업체가 초창기에는 그렇게 시작했다”고 말하는 그는 “우리(한전 및 공기업)가 처음에는 드라이브 했는데 이젠 세계로 진출하는 굴지의 기업으로 성장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모 그룹과 같은 제2, 제3의 성공 모델이 나와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글로벌 경쟁력은 글로벌 협력체제에서 나온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다음 달 중소기업 현장을 직접 찾는 것도 이 때문이다. 지속가능한 글로벌 경쟁력과 성장동력 확보 등을 위해 중소기업과의 상생협력 동반성장을 핵심과제로 추진하겠다는 의지이기도 하다.

다음은 김문덕 한국서부발전 사장과의 일문일답이다.

=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동반성장을 통한 국가경제의 지속가능한 성장동력 확보가 국가적 과제로 대두되고 있다. 상생에 대한 평소의 소신은

비즈니스 주체인 대기업 또는 중소기업의 일방적인 희생이 아니라 상생협력을 통해 나타나는 경쟁력 제고의 효과들을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서로 주고받는 동반성장을 지향해야 한다.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해 매진하는 대기업과 이를 뒷받침하는 다수의 경쟁력있는 중소기업이 존재할 때 산업과 국가경제의 발전적 선순환이 가능하다.

서부발전은 단순 예산지원방식을 지양하고 공동의 이익을 창출하는 지원제도를 발굴하는데 힘쓰겠다. 정부 지원제도를 최대한 활용해 지원사업의 내실화도 도모하겠다.

특히 ‘전력산업 수출산업화 사업’과 ‘대중소 그린파트너십 사업’에 무게중심을 두겠다.

호혜성을 기반으로 한 동반성장이라는 원칙에 따라 상생협력을 수행하고 있는 ‘중소기업 연구개발지원’사업은 공동의 이익을 창출하는 대표 사례다.

이 제도는 서부발전과 관련해 연구개발이 필요한 기술 가운데 협력 중소기업에서 실용화가 가능한 기술을 중점 연구함으로써 중소기업의 기술력 제고하는데 큰 몫을 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중소기업이 개발한 우수한 제품이 사장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 연구개발에 앞서 시장성을 충분히 조사한 다음 연구개발을 추진하고, 개발제품은 다양한 국내외 마케팅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판로를 지원하겠다.

= 중소기업 동반성장하는 서부발전만의 전략, 그 핵심은.

한마디로 ‘선택과 집중’이다.

성장 잠재력 있는 중소기업을 발굴해 우량기업으로 육성하고 그 성과를 동종업계에 확산시켜 우리나라 전력산업의 경쟁력을 한 단계 높이고자 한다.

 단기적인 상생을 내세워, 장기적으로 시장성이 없는 사업을 중소기업 지원이라는 명분으로 추진하는 것은 좋지 않다.

진정으로 중소기업을 살리려면 경쟁력을 갖도록 해야지 획일적으로 중소기업이라는 명목만으로 지원한다면 도리어 경쟁력을 상실하게 만드는 결과를 초래하기 때문이다.

기술력 있는 유망 중소기업을 발굴해 집중 육성해서 시장에 이득이 되도록 해야 한다. 수평적 시각을 갖고 열린 마인드로 중소기업과 동반성장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중소기업지원 방향은 크게 기술개발 지원과 중소기업제품 판로지원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기술개발지원은 중소기업에게 개발비를 지원하는 한편, 대학과 연계해 기술정보를 제공하고 연구개발장비도 지원하고 있다.

중소기업제품 판로지원을 위해 개발제품을 우선구매하고 우수한 중소기업 제품의 해외시장 진출을 돕고 있다.

= 공기업 최초로 ‘대중소기업 그린파트너십 사업’ 을 추진하고 있는데 사업의 의미와 목적, 향후 계획은.

협력중소기업의 친환경·저탄소경영 경쟁력 확보를 위한 사업이다. 세계는 지금 기후변화, 에너지와 자원수급 불균형, 제품 환경규제 강화, 녹색소비 활성화 등 트렌드가 빠르게 변하고 있다.

또한 기후변화 열풍은 제품 생산과 소비에 있어서 저탄소·에너지 효율성과 기업의 저탄소 경영체계의 필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우리 중소기업들도 이런 변화를 성장의 기회로 삼아 국제시장에서의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해 환경경영으로 체질개선이 필요하다.

이 사업은 모기업과 협력중소기업간 공급망을 활용해 대기업의 녹색경영 노하우, 저탄소 청정생산기술 등을 협력중소기업에 지원, 환경과 자원에너지 위기를 공동으로 달성하는 대표적인 그린비즈니스 모델로 모두에게 윈-윈(win-win)할 수 있는 전략이다.

그린파트너십 사업을 통해 서부발전은 온실가스 배출권 확보의 성과가 있는데, 5년간 약 3,750톤(CO2-톤)을 예상하고 있다. 이를 경제적 효과로 환산하면 약 10억원에 달한다.

서부발전은 협력중소기업의 에너지 소비절감 사업에 기술 및 자본을 투자하고 해당 사업으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권을 서부발전이 확보하는 방법으로 향후 서부발전이 적용받게 될 온실가스 목표관리 이행 수단으로 활용할 계획으로 저탄소 녹색성장과 중소기업 동반성장의 정부 정책을 동시에 만족하는 공기업 최초의 모범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 기술력이 뛰어난 중소기업의 시장진입을 돕기 위한 복안은.

중소기업 협력연구개발이 완료된 과제 중 현장시험이 끝난 우수 개발제품을 발전소 현장에 우선 적용하는 등 개발제품의 판로를 지원하고 있다.

우수 개발제품은 개발선정품으로 지정해 수의계약으로 구매하고 있다. 중소기업은 안정적인 판로를 확보할 수 있고 서부발전은 우수성이 입증된 개발제품을 구입함으로써 전기생산 원가절감과 발전설비의 신뢰도를 향상하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

특히 기자재 구매 발주시 입찰참가자격과 기술규격에 과도한 제한사항을 두어 중소기업의 참여를 제한하지 않도록 하고 있다.

 중소기업 개발제품의 활용확대를 위해 사업소 내부경영평가에 활용실적을 반영해 사업소간에 선의의 경쟁을 유도해 중소기업이 개발한 우수 개발제품의 판로를 지원하고 있다.

또한, 우수 개발제품을 선정해 사업소 순회 홍보설명회를 열어 현장 실무자에게 개발제품의 상세한 제품정보를 제공해 현장적용 확대의 계기를 마련하고 있다.

= 협소한 국내 전력산업 시장을 벗어나 해외시장으로 진출하려는 기업이 늘어나고 있다. 기술력 있는 유망한 중소기업의 해외 진출을 위해 어떤 도움을 주고 있는지.

중소기업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 연구개발을 지원하고 우수 개발제품은 산하 발전소 현장에서 우선적으로 활용하는 것은 물론, 해외시장개척단 파견, 해외유력발주처 초청 수출상담회 개최 등 다양한 해외시장 진출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신흥시장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인도와 중동시장에 중소기업의 진출을 확대하기 위해 KOTRA 등 유관기관과 공동으로 플랜트 기자재 유력 발주업체를 초청해 수출 및 벤더등록 상담회를 주기적으로 개최하고 있다.

실제 (주)대영씨엔이의 ‘화력발전소 탈질촉매’와 (주)에스티비의 ‘계통연계형 대용량스마트 배터리’는 서부발전의 지원을 받아 개발된 제품으로 외국산 제품에 비해 우수한 성능과 품질로 국내시장 진입에 성공했다.

이와 같은 국내에서의 성과를 바탕으로 정부에서 추진하는 ‘전력설비 수출산업화 해외시범’ 과제로 사우디아라비아와 동남아, 중국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경제가 어려울수록 중소기업은 기술개발 투자와 해외시장개척에 투자를 아끼지 말아야 한다. 서부발전도 석탄, 석유 등 발전연료비의 상승으로 경영여건이 어렵지만 중소기업의 성장과 발전이 서부발전의 경쟁력이고 국가경제 발전의 초석이라는 신념으로 중소기업 지원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 협력중소기업에게 부탁하고 싶은 말씀은.

대기업에 비해 전문인력, 기술, 자금 등 경영자원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지금이 어렵다고 기술개발과 인력양성에 투자를 기피하면 기업의 장래는 없을 것이다.

경영여건이 허락하는 한 기술개발과 인력양성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를 부탁드린다. 우리도 힘껏 돕겠다. 대담 김홍섭 편집국장/ 정리 한윤승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