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마곡 지구를 둘러싼 갈등과 최근, 구역형 집단에너지 사업자인 (주)케너텍의 경영포기로 불거진 집단에너지 사업에 지자체가 적극 나서는 등 공공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집단에너지의 특성상 지역독점 사업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공급의 안정성과 공공성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국가나 지자체 차원의 공공기업으로 존재할 때 가장 바람직하게 운영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전체 공급의 60% 가까이를 차지하는 한국지역난방공사 민영화 추진과 CES를 통한 민간사업자의 무차별한 진입, 집단에너지 사업에 대한 민간위탁 등은 에너지 공급 안정성을 훼손할 가능성이 크다는 진단이다.

사회공공연구소(소장 강수돌 고려대 교수)는 이러한 내용을 골자로 하는 집단에너지 사업 현황분석과 공공적 발전방안을 모색하는 내용의 보고서를 지난달 25일 발표했다.

서울시는 최근 56% 가량을 신재생에너지로 공급하는 서울 마곡지구 개발 계획을 발표했다. 하지만 서울시 집단에너지 공공사업자를 배제한 채 민간위탁을 감행할 위험성이 우려되고 있다. 이에 보고서는 CES(구역형 집단에너지) 최초 사업자로 사당동 3,4 지구에 열(난방)과 전기를 직공급했던 (주)케너텍의 최근 경영위기로 동절기 열(난방)과 전기 공급 중단 사태 위험에 처해 있는 상황을 빗대어 집단에너지 사업을 둘러싼 갈등과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러한 문제가 되풀이되지 않기 위해서라도 집단에너지의 공공적 운영을 강화하기 위한 근본적 대책을 요구했다. 그러면서 집단에너지 사업의 효율성을 보다 확장하고 발전시켜나가기 위해서는 소유구조 및 운영의 공공성을 보장하기 위한 노력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사회공공연구소는 집단에너지사업의 발전을 위해서는 ‘공공성’이라는 열(난방)의 특성을 전제로 ▲소유구조의 공공성과 ▲보편적 서비스 공급 확대 등 에너지 기본권 강화 방안 등을 위한 제반 정책 수립과 규제에 무게를 두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지역난방 사업이 발달한 국가들은 정부 차원의 강력한 지원정책 또는 지자체 중심의 소유구조를 가지고 있다며 한국 역시 지자체 소유 형태로 집단에너지 사업이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지자체가 적극적으로 개입해 보편적 공급과 향후 미이용·신재생·재생가능에너지를 결합하는 집단에너지 공급 형태를 구상해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이러한 점에서 지자체 산하 지방공사 형태 등이 집단에너지 사업자에게 걸맞은 소유구조라고 강조했다.

집단에너지사업의 발전과 공공성 확보를 위해 민간사업자 지분의 확대보다는 지자체를 중심으로 한 공공 부문의 소유와 경영체제가 강화되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와 함께 지역 내 집단에너지 생산 및 공급 계획 논의와 요금체계 조정 등을 위해 지자체, 사업자, 지역주민 등 집단에너지사업을 둘러싼 모든 이해관계자들의 협의체로서 ‘집단에너지위원회(가칭)’ 구성 및 운영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국내 열병합발전 설비에 주로 사용되는 LNG를 대체하여 단기 또는 중장기적으로 경제성을 확보할 수 있는 신재생에너지원(바이오열, 하수처리, 소각, 우드칩, 연료전지 등)이 있을 경우에는 이를 적극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방안도 강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서는 투입 연료 자체를 규제하는 동시에 배출기준을 규제하는 현재의 이중규제방식을 좀 더 효율적으로 개선하며, 에너지 절약 및 환경개선 효과가 큰 연료 이용에 대해서는 연료 다변화 차원에서 금융 및 재정적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기존의 지역냉난방사업이 분산형 발전시스템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관련 제도의 개선도 주문했다. 더불어 집단에너지 사업은 저소득층에 대한 지역난방 요금 감면과 무상지원 등을 실시할 수 있어야 한다며 에너지 기본권 강화를 언급했다.